교황의 작심 발언 “이란 시위가담자 사형, 복수 갈망에 기름 끼얹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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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현지시간) 이란의 '히잡 시위'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시위 참가자 일부를 사형에 처하는 이란 측을 비판했다.
그 동안 이란 내 반정부나 사형 집행 등에 침묵을 지켜온 교황이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지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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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히잡 시위’에 "여성 존엄성
존중 요구하는 시위" 지지의사 밝혀
시위자 사형하는 이란에 우려 표명
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현지시간) 이란의 ‘히잡 시위’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시위 참가자 일부를 사형에 처하는 이란 측을 비판했다. 그 동안 이란 내 반정부나 사형 집행 등에 침묵을 지켜온 교황이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지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각국의 바티칸 주재 대사를 대상으로 한 연례 연설에서 "최근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사례에서 보듯 사형이 계속 부과되는 곳들에서 생명권이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사형은 범죄 억지력이 없고, 피해자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지도 않고, 오직 복수에 대한 갈망에 기름을 끼얹을 뿐"이라며 "이는 국가적 사법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9월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의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히잡 시위’와 이에 따른 시위 가담자 사형 집행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 입장 표명이다. 이란 사법부는 작년 말부터 올 초에 걸쳐 반정부 시위 참가자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사형제는 인간의 불가침성과 존엄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며 사형제 폐지를 호소했다.
AP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교황은 그간 이슬람 세계와 대화를 촉진하려는 시도를 해왔던 만큼 이란 정부를 거론하지 않도록 주의해 왔다"고 전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해 11월 이란 상황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여성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투쟁해야 한다"고 답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이란에 화해를 촉구하기도 했으나, 시위 상황에 대한 당국의 대응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다.
교황은 또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게 벌어지는 일처럼 일부 사람들이 교육에서 배제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활동 제한 조치도 비판했다. 그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상황을 가리켜 "세계 많은 곳에서 여성이 이류시민 취급을 받는다"며 "여성은 폭력과 학대 상황에 놓여 공부와 일, 재능 발휘, 의료와 식량에 접근할 기회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된 많은 여성이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역시 이류 시민 취급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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