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과 또 싸우려는 시장…다시 열리는 파월의 입[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 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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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AFPBBNews=뉴스1


2023년 들어 첫 5거래일간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새해 첫 5거래일을 강세로 마감하면 그 해 전체적으로 오른다는 '1월 효과'가 올해 성사될지 주목된다.

새해 들어 5거래일째인 9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만 오르고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는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지난 6일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오른 덕분에 3대 지수 모두 새해 첫 5거래일을 상승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첫 5거래일간 상승률은 S&P500지수가 1.4%, 다우존스지수가 1.1%, 나스닥지수가 1.6%이다.

2022년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을 의미하는 산타 랠리 기간에도 S&P500지수는 0.8% 올랐다. 다우존스지수도 산타 랠리 기간에 강보합세를 보였고 나스닥지수만 소폭 하락했다.

산타 랠리와 1월 첫 5거래일간 상승에 성공한 만큼 통계상 올해 증시가 오를 확률이 높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주가 차트를 보며 증시 앞날을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가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S&P500지수가 4000선을 뚫고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T3라이브닷컴의 파트너인 스콧 레들러와 펀드스트랫의 기술적 전략팀장인 마크 뉴튼은 오는 12일 나오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모멘텀 삼아 이번주 S&P500지수가 4000선 부근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음주면 또 다시 상승 동력이 약해지며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마켓워치 캡쳐


많은 기술적 분석가들이 S&P500지수가 4000선을 넘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연준의 긴축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심리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정복할 만큼 강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9일 3892.09로 마감했고 이날 200일 이동평균선은 3993.24였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증시의 장기 추세를 보여준다. 통상 증시가 올라가는 강세장에서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지수 밑에 있고 증시가 떨어지는 약세장에서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지수 위에 있다.

따라서 200일 이동평균선은 강세장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지지선이 되고 약세장에서는 매물이 쏟아지는 저항선이 된다.

BTIG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조나단 크린스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10년 강세장에서는 증시가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으로 떨어지면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약세장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증시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서거나 근접하면 매물이 나와 번번이 하락 반전하면서 상승세가 베어마켓 랠리로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지난해에는 3월과 8월, 10~11월에 큰 랠리가 있었는데 동일하게 200일 이동평균선의 벽을 뚫지 못했다.

따라서 강세장에서는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에 근접할 때 '저가 매수' 입장으로 접근해야 하는 반면 약세장에서는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에 가까이 갈 때 '고점 매도' 입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속적으로 상회한다면 그야말로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랠리 때는 S&P500지수가 일주일 가량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러 있다 추락했다.

이에 대해 세븐 리포트 리서치의 사장인 톰 에세이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바뀔 때까지 200일 이동평균선을 완전하게 정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펀더멘털 변화로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신호와 믿을만한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 조짐들이 필요하다고 봤다.

에세이는 "지수가 지속적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상 시장에 대해 좀더 낙관적이 됐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서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소트프랜딩 가능성을 높여주는 경제상의 진전이 있거나 혹은 연준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터틀 자산관리의 CEO(최고경영자)인 매트 터틀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3번의 베어마켓 랠리가 연준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됐다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번번히 무너졌다며 올해도 이런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말을 그냥 하는게 아니다. 이건 위대한 투자 조언"이라며 "문제는 올해도 연준이 '우린 이렇게 할 거야'라고 말하면 시장은 '안 믿어'라고 반응하는 긴장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마침 10일 오전엔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터틀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으로 다시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으로 진격하고 있는 S&P500지수와 저가 매수 유입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기술주,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국채수익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분명히 기록돼 있듯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랠리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는 연준의 정책적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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