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눈침대' 만들어 9살 성추행‥잡고 보니 13살 촉법소년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9살 여자어린이가 13살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 어린이는 심리적인 외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가해 학생은 13살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제한되는데, 학교 역시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제보는 MBC,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북부 지역의 한 아파트 옥상.
네모 모양으로 반듯한, 10cm 정도 두께의 눈더미가 보입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눈더미) 크기가 제가 누워도 될 만큼 사이즈가 됐어요. 두께도 좀 더 10cm 이상 됐고…'
지난달 27일, 9살 이 모 양은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이곳에서 13살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방과후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이 양에게 한 남학생이 장난감을 주면서, 함께 놀자고 옥상으로 유인했다는 겁니다.
옥상에는 미리 만들어진 듯한 눈더미가 있었고, 남학생은 '눈침대'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 이모 양(가명)] "오빠가 먼저 눈침대라고 앉으라고 했어? 여기서 누웠어? (네.) 그 오빠는? (쭈그려 앉아서…)"
성추행을 당한 이 양이 집에 가겠다고 하자 남학생은 가명을 말하며 전화번호를 받아냈고, 계속해서 부적절한 영상 등을 보냈습니다.
"옥상에서 하던 놀이를 보여주겠다"며 관련 영상을 보내는가 하면, 신체 특정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이 양이 싫다고 하자 "그럼 못 놀겠다"며 협박투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집에 다른 가족이 있다는 이 양에게 "화장실에 들어가라"고 한 뒤 영상통화를 걸어 또다시 성추행을 벌였습니다.
어린 이 양은 이 같은 피해를 당하고도 가족에게 말하지 못했는데, 다음날 이 양의 문자를 보게 된 '방과후학교'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가해 남학생의 번호를 조회해봤더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같은 학교 6학년 남학생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처음에는 이게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어떻게 초등학교가 감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냐고요."
학교 측의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가해 남학생이 학교 측에 범행을 시인했지만 학교는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며칠 뒤 남학생은 무사히 졸업했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자체가, 알고 보니까 지금 만난 적은 없는데 이게 너무 두려운 거예요."
학교 측은 이 양의 가족들에겐 "남학생이 피해 다니기로 했다"고만 설명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가해 학생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가해 학생은 13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제한됩니다.
사건 이후 이 양은 혼자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 양에게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가정용 CCTV를 달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이 양의 부모는 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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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강재훈 / 영상편집 : 고무근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440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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