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직원, 여직원 치마 속 찍고 직장 탈의실·샤워장서 불법촬영

1심 첫 공판서 75차례 범행 사실 속속 드러나…공단 내 피해자만 4명
변호인 “검찰 공소사실 모두 인정…피해자와 합의 위해 노력”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직장 내 여성 탈의실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직원은 석 달간 무려 70여 차례에 달하는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체력단련장에 침입해 불특정 여성을 휴대전화로 찍거나, 대화 중인 동료 직원의 치마 속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건보공단 직원 A(41) 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6일 오전 원주시 반곡동 혁신도시 건보공단 1층 여성 체력단련장에 침입해 샤워 중이던 여직원의 신체를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피해 여성은 탈의실 내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이 들어 주변 CCTV를 확인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압수한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불법 촬영물이나 피해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A 씨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같은 해 10월 6일까지 무려 48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불법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해 7월 16일부터 10월 5일까지 27차례에 걸쳐 동료 직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치마 속 속옷 등을 촬영한 혐의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A 씨의 몰카 사건 피해자만 건보공단 내에서만 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재판에서 A 씨 측 변호인은 “혐의는 모두 인정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들과 합의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