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이냐” vs “김건희도 수사”…여야, 이재명 檢 출석 충돌

조성민 2023. 1. 1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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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 vs “나치·일제도 국민겁박에 법치 내세워”
與 당권주자들도 대거 비판 동참…野는 김건희 여사 특검 TF 발족

여야는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그를 감싸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총공세를 퍼부었고, 민주당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맹비난하며 이 대표를 총력 엄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오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대추나무 연 걸린 듯한 그의 권력형 비리를 잘 알고 있다”며 “부끄러움이 없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보며, 같은 시대 정치를 하는 제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힐난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출석한 성남지청에 민주당 지도부가 대거 동행한 것에 대해 “비리 공무원과 조직폭력배가 결탁한 흡사 ‘범죄와의 전쟁’ 영화 한 장면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당권 주자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 대표가 출석한 성남지청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어느 누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같은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자들을 호위무사로 대동하느냐”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SNS에 “피의자가 이렇게 뻔뻔하게 국민 앞에서 ‘조작수사’ 운운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핍박받는 민주화 투사인 양 자신의 죄를 미리 방어하는 경우가 우리 헌정사에 과연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고 비난했다.

안철수 의원도 SNS에 “정치 탄압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이 조폭과 다름없지 않으냐”라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본인의 개인 비리를 동일선상에 놓고서 노골적으로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모습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이라며 “겉으로는 법치를 운운하지만, 그 실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에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독일 나치와 조선 총독부가 국민을 겁박할 때 내세운 것도 법치였다”며 “성남FC 건은 경찰이 이미 3년 이상 강도 높게 수사하고 무혐의 처분한 사건”이라고 이 대표를 옹호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윤석열 검찰은 제1야당 대표에게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없는 먼지까지도 몰래 주머니에 채워 넣고 털어대면서 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조사조차 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수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성남지청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수사는 왜 안 하는 거냐. 안 하는 거냐, 못하는 거냐”라며 “김 여사도 반드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특별검사) 추진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도 띄웠다. TF 단장은 검사 출신인 송기헌 의원이 맡았다. 법조인 출신인 박범계 김남국 김용민 소병철 오기형 의원 등도 TF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TF 활동을 토대로 지난해 9월 이미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의 재점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1월 임시국회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도 계속됐다. 민주당은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의 집중 추궁을 위해서라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통째로 위협하고 있는 안보·경제·민생 위기보다 정부 무능을 가리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라며 “위기에 놓인 국가안보, 경제 불안을 해소하는 게 국회에 주어진 우선적 책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긴급 현안 질의나 청문회는 천부당만부당”이라며 “우리 무기 체계를 (외부에) 중계되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북한에 다 알려주는 이런 긴급 현안 질의는 할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임시국회 성격에 대해서도 “‘이재명 방탄’, 이 하나를 위해서 지금 쉼 없이 임시회를 열었다”(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오늘 바로 이 대표가 출두하는데 무슨 방탄이냐”(민주당 정태호 의원) 등 공방이 이어졌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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