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출석, 검찰은 증거·법리 따라 신속히 결론 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것은 초유의 일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소환조사를 “사법 쿠데타”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검찰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 등에 토지 용도변경,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후원금 170억원을 유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주도록 한 경우 처벌하는 ‘제3자 뇌물’ 혐의다. 제3자 뇌물죄는 단순 뇌물죄보다 범죄 성립 요건이 까다롭다. 단순 뇌물죄는 공무원과 뇌물 공여자 사이 ‘직무 관련성’만 입증하면 되지만, 제3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증명해야 한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시민구단인 성남FC에 지급한 돈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비였으며, 이 광고비는 구단 운영비로 쓰였고 자신은 사적 이익을 취한 바 없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에서도 이 대표는 ‘행정 편의를 대가로 기업에 성남FC 광고를 요구한 적도, 광고 영업에 관여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날 성남지청 앞은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 유튜버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 40여명도 이 대표 출석에 동행했다.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가 처음인 만큼, 민주당 차원의 긴장감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의석 과반을 차지하는 거대 야당이 세 과시를 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안보 위기 속에 이 대표 수사가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서도 곤란하다. 이 대표는 당당하고 성실하게 소명하고,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정도이다.
검찰도 수사의 공정성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성남FC 의혹은 경찰이 3년간 수사한 끝에 무혐의로 결론 냈다가 재수사가 시작된 사안이다. 편파수사 시비를 해소하려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하는 수밖에 없다. 총선이 1년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신속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등 여권과 관련된 의혹들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결론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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