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형, 정의 아냐” 이란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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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처음으로 이란 당국을 비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동안 이란 상황에 말을 아껴온 교황은 9일(현지시간) 각국 바티칸 대사를 대상으로 한 연례 연설에서 "최근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사례에서 보듯 사형이 계속 실시되는 나라들에서 생명권이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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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에 대한 갈증만 키워” 비판
“세계 곳곳 여성 이류시민 취급”
탈레반 여성 활동 제한 지적도
그는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 초에 걸쳐 반정부 시위 참가자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이란 사법부에 대해 “사형은 억지력이 없고, 피해자에게 정의를 구현하지도 않을뿐더러 복수에 대한 갈증만 키울 뿐”이라며 “소위 국가적 사법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일부 사람들이 교육에서 배제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활동 제한 조치를 비판했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상황을 가리켜 “세계 많은 곳에서 여성이 이류시민 취급을 받는다”고 한 교황은 “이런 사회에서 여성은 공부와 일, 재능 발휘, 의료와 식량에 접근할 기회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된 많은 여성이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이류시민’ 취급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교황은 “많은 국가가 인권을 존중하기로 한 약속에 대해 말뿐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여성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다.
발발 1년을 한 달 앞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도 거듭 표명했다. 교황은 교황청 헌법을 인용해 “광범위한 지역을 무차별 파괴하는 전쟁은 신과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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