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북 도발 앞에 '네 탓' 타령만
'누군가 바지니와 회의를 주선한다면 그가 반역자다.'
마피아 조직의 핵심인 코를레오네 가문을 그린 영화 대부입니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 건 적과 거래하는 내부자를 경계하란 말이었죠.
그런데 여의도 선량들이 영화에 너무 깊이 빠진 걸까요. 정치권에선 지금 때아닌 '적과의 내통' 논란이 한창입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한 사실을 군 당국이 뒤늦게 인정하면서 안보태세에 또다시 허점이 드러났죠.
여야가 합심해 대책을 짜도 모자랄 판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게 문제였다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을 향해 "북과 내통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판사판의 싸움만 보름 넘게 벌이고 있습니다.
신 의원은 수방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육군 중장이고 김 의원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4성 장군인데 대한민국 안보에 청춘을 바쳤다 자부할 이들이 볼썽사나운 정쟁 꾼의 모양새만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도발을 한 북한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아무 말 안 해도 대한민국 정치권이 알아서 남남갈등을 벌여주고 있으니까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성동격서식의 다음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대 그리스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는 전쟁에서 승승장구했지만 감당하기 힘든 큰 손실을 입어 결국 최후의 결전에서 패망합니다. 이때부터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르는 전승이나 실속 없는 승전은 '피로스의 승리'라 불리죠.
우리 정치권도 피로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건 아닐까요.
북한 무인기가 침공했을 때 합동참모본부가 탐지 후 1시간 반 이상이 지나서야 대비를 명령한 사실 같은 건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말입니다.
옆집에서 돌을 던졌는데 어디로 던졌냐, 어떻게 알았냐로 식구끼리 싸우고 있는 우리 집. 이런 걸 두고 사람들은 콩가루집안이라고 하는 거겠죠.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북 도발 앞에 '네 탓' 타령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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