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대기업도 예외 없다…고물가에 벌이는 ‘10원 전쟁’
연초부터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게 한 예다.
시몬스가 올해 제품 가격 동결을 선언하며 에이스침대를 비롯한 타사의 가격 인상을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시몬스는 지난 2일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모두 다 힘든 상황에서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소비자와 협력사에 부담을 전가할 수는 없다”며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최대 20% 가격을 올렸고 씰리침대와 템퍼도 같은 기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경쟁사들을 언급했다.
이에 에이스침대는 시몬스의 그 동안 가격 인상 폭과 횟수를 일일이 들며 반격에 나섰다. 에이스침대에 따르면 시몬스는 지난 5년간 6차례 가격을 올린 반면, 자사는 단 2차례만 가격을 인상했다.
에이스침대 측은 “에이스침대 베스트셀러 하이브리드테크 레드·블루는 5년 전 대비 약 30∼33% 올랐지만 시몬스의 윌리엄·헨리는 약 65∼87% 올랐다”고 반박했다. 자사 제품이 조금이라도 더 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타사 제품을 겨냥한 것이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형제기업’이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와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두 아들로 안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장남과 차남에게 각 회사를 물려줬다.
두 기업은 침대 시장 점유율을 놓고 계속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상대를 공식 언급하며 공방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역시 최근 더 저렴한 가격에 단가를 맞춰달라고 CJ제일제당 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이 이를 거절하면서 CJ제일제당 일부 제품에 대해 신규 발주를 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 상품 코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두 유통채널 간 납품가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들 기업은 유통사와 제조사로 업종이 비록 다르지만, 경기불황에 ‘10원’도 손해볼 수 없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특히 유통 기업들은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는 악성 인플레이션에 날이 바짝 곤두서 있다. ‘최저가’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그만큼 마진을 포기하거나 납품단가를 깎아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인플레이션 탓에 가정에서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며 씀씀이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통 제조기업들은 10원이라도 더 깎아 손님들을 붙잡아야할 형편이고, 이 때문에 가격 경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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