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이름 오류투성이”…전몰장병 울고 갈 ‘추모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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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지난해 미국에 세워졌죠.
그런데 황당한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이름 철자가 잘못적혔거나, 전쟁과는 전혀 상관 없는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 이름이 포함되기도 했는데요.
워싱턴에서 이은후 특파원이 좀 더 자세히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화강암으로 만든 검은 벽에 영어로 깨알같이 채워진 이름들.
6·25 전쟁에 참가했다 전사한 4만 3천여 명의 한국군과 미군 희생자들입니다.
지난해 7월 6.25 정전협정 69주년을 맞아 세워진 '추모의 벽'인데, 이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틀렸고, 누락된 이들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할 바커 / 역사학자]
"1천 명 정도의 이름에 오탈자가 있습니다. 500명의 전사자도 누락됐습니다."
직접 찾아가보니 '볼드 이글 베어' 상병의 이름은 오기에다, 앞뒤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더 황당한 건 이 전쟁과 무관하게 사망한 245명이 포함됐다는 겁니다.
전사자로 이름이 새겨진 한 해군은 과거 기사를 확인해 봤더니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사람이었습니다.
미 국방부가 1950년대 사용한 컴퓨터로는 전사자들을 정확히 기록할 수 없었던 게 오류의 원인입니다.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의 아들이기도 한 바커 씨는 전사자 명단 자체의 오류를 꾸준히 알렸지만 외면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할 바커 / 역사학자]
"백악관, 의원들, 많은 당국자들에게 편지를 썼지만 '신경 안 쓴다, 이미 수정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내 나라가 부끄럽습니다."
미 국방부는 언론의 관련 질의에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다, 바로잡겠다"고 답했습니다.
양국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6·25 전쟁에 희생당한 군인들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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