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이주노동자 죽음 내몬 하우스 숙소…지금은?

이솔 2023. 1. 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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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주노동자들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이들의 생활까지 나아진 건 아닙니다.

올 겨울 난방 시설도 없이 가건물에서 쪽잠 자는 이주노동자들이 태반인데요.

2년 전엔 비닐하우스에서 숨진 사건도 있었는데, 과연 이들의 겨울은 안전할까요.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2년 전 경기도 포천에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난방도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겨울을 나던 중 세상을 떠난 겁니다.

이번 겨울 유독 영하의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2년이 지난 지금, 사망사고가 있었던 이주 노동자들의 숙소는 나아졌을까요.

다시 가보겠습니다.

비닐하우스가 즐비한 경기 포천의 농장지대.

검은 천막을 덮어 둔 비닐하우스가 이주노동자들의 숙소입니다.

가림막을 걷고 들어가자, 컨테이너 박스가 보이고, 음식 조리에 사용하는 LP가스통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습니다.

여성 이주노동자 세 명이 사는 곳.

땅을 파 만든 재래식 화장실에는 잠금장치도 없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 검은 천막이 덮인 비닐하우스가 또 나타납니다.

네팔에서 온 노동자 1명이 혼자 살고 있습니다.

[라훌(가명) / 네팔 노동자]
"오늘 나는 친구 왔어. 친구. (친구도 네팔에서 왔어요?) 네팔에서."

이주노동자가 거주하는 방 안입니다.

난방이 안 돼서 방바닥이 얼음장처럼 차가운데요.

영하의 날씨에도 이렇게 전기장판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 상, 농장주는 '주택'을 제공하는 걸로 돼 있지만, 현실은 가건물.

심지어 고용주는 월세도 20만 원씩 꼬박꼬박 받아갑니다.

[라훌(가명) / 네팔 노동자]
"여기 돈 없어. 일 많이 있어. 다른 농장에 가고 싶어."

정부는 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를 숙소로 제공하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천 일대에 비닐하우스 숙소만 200곳이 넘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김달성 /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목사]
"담당 공무원들에게 이런 편법과 불법에 대해서 문의를 하면 '인력이 없다' 이런 식으로 둘러대는데…"

무허가 숙소가 적발되더라도 고용주 입장에선 이주노동자 신규 고용만 막힐 뿐 별다른 처벌 규정이 없다보니, 지켜지지 않는 겁니다.

[농장주]
"집을 어떻게, 어디다 지어줘요. 집은 뭐 한두 푼인가. 이 근처에서 멀리 얻어야 되잖아요. 그럼 누가 데리고 왔다갔다 해요."

강원도 철원군이 국내 최초로 이주노동자 숙소를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착공까지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남상호 / 양지마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팀장]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상생했을 때 범죄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제기를…(주민들) 인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지자체가 많이 도움을 줘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올해 우리나라로 들어올 이주노동자는 사상 최대인 11만 명.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나난현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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