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대중교통료 인상 시민 삶 직결… 정부 지원 반드시 끌어내야” [세계초대석]
반값 등록금 등 11년간 6370억 투입
대학 랭킹은 300 계단이나 곤두박질
쇄신경영 즉각 돌입, 경쟁력 회복해야
TBS 예산 폐지·교육청 예산 삭감
교통방송 역할과 기능서 멀어진 TBS
민영방송으로 전환해 자율성 얻어야
교육청 불필요한 3不 예산 정리한 것
시의회 역할과 방향은
과거 지자체의 거수기역할서 벗어나
감시와 견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정책 주도하는 의회로 거듭날 것 약속
“총론은 같지만 각론은 다르다.”
김 의장은 “시의회 본연의 기능은 감시와 견제이기에, 오 시장에게 무조건 협력하는 일은 없다”며 “정제되지 못한 정책은 보완하고 정확하지 않은 예산은 삭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시정 개혁, 교육행정 개혁, 의회 내부 개혁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력투구했다”며 “올해엔 부족한 곳은 메우고 더 개선할 부분을 찾아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서울시의회 의정활동을 돌이켜보면.
“현재까지는 무난하게 시정을 펼치며 연착륙하고 있다고 본다. 오 시장은 원칙주의자다. 저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현재 안심소득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점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결국 성공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했다. 시의회가 시정 감시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나.
“저는 늘 ‘화이부동’을 강조한다. 서로 조화를 이루지만 같아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오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이라고 해서 특별한 배려를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저는 ‘의회주의자’라고 자부한다. 기본적으로 시의회 본연의 기능은 감시와 견제이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정책 방향에는 협조하겠지만 정제되지 못하면 보완 조치할 것이다. 예산 문제도 정확하지 않으면 삭감하겠다. 오 시장에게도 정책의 최종결정권자가 시의회라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한 입장은.
“이번 예산 삭감은 시립대에 쇄신책을 마련하라는 경종을 울린 것이다.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아야 한다. 시립대에는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서울시에 재정을 의존하다 보니 경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대학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11년간 6370억원의 세금을 지원했음에도 학교 순위는 2012년 500위권에서 지난해 800위권(QS 세계 대학 랭킹)으로 곤두박질쳤다. 시립대 반값등록금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다. 시립대는 구조조정과 쇄신경영에 돌입해 원상회복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재학생들의 피해는 없도록 하겠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만큼 장학금으로 환원하겠다.”
―교통방송(TBS) 예산 지원이 2024년 폐지된다. TBS가 향후 시정방향에 맞게 운영된다면 다시 지원할 것인지.
“일각에서 교육예산이 줄었다고 주장해 교육현장과 서울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5688억원 감액됐다고 하나 결론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약 2조3029억원(21.7%) 증가했다. 이번에 감액된 예산은 용도가 불요불급한 정책, 집행목적이 불분명한 정책, 사업효과가 불투명한 정책, 이른바 ‘3불 정책’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전자칠판 1590억원,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형 교수학습지원(디벗) 923억원 등이다. 시의회가 당연히 해야 할 기능이다. 또 감액분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교육청 내부유보금으로 편성돼 있다. 언제라도 교육청이 제대로 된 예산 계획을 가져오면 심의할 것이다.”
―이태원 참사 대처 과정에서 시의회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뼈아픈 지적이다. 감시와 견제라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게 원인이라고 본다. 의원들이 늘 자성하고 쇄신하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 지난 12년간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시의회는 의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하고 서울시 역주행에 동승했다. 그 결과 ‘거수기 의회’라는 오명을 받지 않았나. 저는 개원 당시부터 이를 바로 잡고자 원칙과 상식으로 시의회를 운영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앞으로도 시의회 역할을 분명히 해서 무너진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방의회 위상을 높이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시의회 역점사업과 의정 방향은.
“앞서 언급한 3불 정책을 바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조례 제·개정, 예산 심의를 면밀히 해서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시민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다. 시청과 교육청의 중단 없는 개혁도 지속하겠다. 특히 교육청의 기초학력평가시스템 구축, 급식방법 개선, 잘못된 노조와의 협약 등 그릇된 관행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 정부, 서울시 기조와 발맞춰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데도 적극 협조할 것이다. 서울시 관광산업 활성화 역시 시의회가 많이 도와야 할 부분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서는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
대담=박종현 사회2부장, 정리=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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