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사회기자M] 녹슬고 버려진 미래유산 / "귀신 보여요" / 은근슬쩍 '복귀'
【 기자 】 사건·사고와 각종 사회이슈에 대해 알아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녹슬고 버려진 미래유산
[정태웅] 첫 번째 키워드 보시겠습니다. 녹슬고 버려진 미래유산! 미래유산이 이러면 안 되죠. 어디에 있는 겁니까?
[한범수] 서울 광진구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입니다. 영상 보시겠습니다.
[정태웅] 뭔가가 방수포에 덮여 있어서 잘 보이지 않네요. 아예 들춰볼 수 없게 묶어놔 버렸군요.
[한범수] 저 안에는 우리나라 최초 청룡열차가 놓여 있습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채 녹슬어 있습니다. 이 열차들이 서울 미래유산이라고 합니다.
[정태웅] 미래유산이 아니고 고철 유산인데요? 언제 만들어진 건가요?
[한범수] 1973년에 설치돼서 2012년까지 운행됐던 건데요. 역사성을 인정받아서 2017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정태웅] 처음부터 저렇게 엉망은 아니었을 텐데…. 왜 저렇게 됐다고 합니까?
[한범수] 네, 원래는 서울 생활사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공간이 작아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외부에 놔둘 거면 그만큼 소중하게 관리했어야겠죠. 그런데 서울시에서 내려오는 예산이 거의 없어서 손을 대지 못했다는 게 서울시설관리공단의 해명입니다.
▶ 인터뷰(☎) : 손성일 / 서울 어린이대공원장 - "올해는 예산 편성이 된 만큼 비나 눈에 맞지 않도록 비 막이 시설도 주변에 설치하고, 도색과 전반적인 복원을 4월까지 시행 완료해서…."
[한범수] 저 청룡열차, 비바람 맞게 그냥 놔두다가 언론사 취재가 잇따르자 그제야 방수포로 가려놨습니다. 시민들은 저런 유산이 있는지도 몰랐던 거 같고요.
▶ 인터뷰 : 고승현 / 서울 광장동 - "관리·감독을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었어요. 저희가 이 동네에 엄청나게 오래 10년 이상 살면서…."
[정태웅] 사진으로 말고 우리가 직접 청룡열차 상태를 확인할 순 없었나요?
[한범수] 계속 막더라고요. 직접 촬영을 요구했지만, 어린이대공원 측은 촬영을 위해 다시 작업을 할 순 없다면서 거부했습니다.
[정태웅] 아니 저거 공공자산이잖아요.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당연히 확인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한범수] 맞습니다. 개인 소유면 또 모르겠는데, 저렇게 감추려고만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보수 작업이 잘 이뤄져서 시민들의 애정을 받는 소중한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 "귀신 보여요"
[한범수] 귀신이 보인다? 무당 이런 얘기인가요?
[정태웅] 아뇨, 병원을 가려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한범수] 뭐 때문에 그런 일을 벌이죠?
[정태웅] 병역기피를 위해서요.
[한범수] 요새 워낙 스포츠계를 중심으로 파장이 상당하죠.
[정태웅] 네, 그런데 생각보다 허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한 법무관 출신 변호사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자신이 보고 들은 병역 기피 수법을 공개한 건데요.
▶ 인터뷰(☎) : 윤병관 / 변호사 (어제, YTN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 - "귀신이 보인다며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거나 소변에 혈액이나 약물을 써서 검사를 받아 병역을 면탈하거나 멀쩡한 어깨를 수술해서 습관성 탈골로…."
이 밖에도 손가락이나 심지어는 고환 등 자신의 신체를 절단하는 사례들도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한범수] 이 정도면 그냥 군대 갔다 오지…믿기지가 않네요. 걸리면 처벌은 제대로 되는 거죠?
[정태웅] 그게 더 문제인데요. 최근 병무청 자료에 의하면 병역면탈이 적발된 사람들 중 실형이 내려진 경우는 손에 꼽았습니다. 심지어 최근 2년 동안은 실형이 선고된 적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윤병관 / 변호사 (어제, YTN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 - "처벌수위를 좀 더 강화를 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고, 유관기관에서 특별 사법경찰관을 동원한 사전규제를 해야 되지 않을까…."
[정태웅] 브로커와 의료기관 등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적발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문제입니다.
[한범수] 힘든 일이지만 국민이라면 다 하는 거 빡세게 하고 떳떳하게 사는 게 더 이득이지 않을까요.
3. 은근슬쩍 '복귀'
[한범수] 누가 은근슬쩍 복귀를 한 거죠?
[정태웅] 모르는 사람 거의 없죠. 고은 시인입니다.
[한범수] 과거 한창이었던 미투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정태웅] 네, 2017년이었죠. 최영미 시인이 고 시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시로 담아내면서 미투 논란이 불거집니다. 결국, 고 시인은 이로 인해 활동을 멈추게 되죠.
[한범수] 중간에 소송 이런 것도 있었던 거로 기억해요.
[정태웅] 맞아요. 해당 사실을 부인하며 최 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패소했죠. 성추행이 인정된 셈이죠.
▶ 인터뷰 : 최영미 / 시인 (2019년 2월) - "저는 진실을 말한 대가로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한범수] 그런데도 5년간 아무런 처벌, 심지어는 사과조차 없이 복귀를 한 거예요?
[정태웅] 네, 등단 65주년을 맞아 시집과 대담집을 출간한 건데요. 이에 대해 최 시인과 접촉해봤는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을 통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범수] 워낙 유명한 인물이다 보니 이러한 복귀 방식이 많이 아쉽네요. 사회기자M이었습니다.
한범수 기자 [hanbu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이수호,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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