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기자-김만배 돈거래’ 파문에 “무겁게 반성한다” (성명 전문)
한국기자협회가 10일 주요 언론사 간부급 인사들이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무겁게 반성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기자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어느 직군보다도 높은 윤리의식과 함께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며 “그런 기자들이 금전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저널리즘에 상당한 생채기를 남겼고 일선 기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고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해당 언론사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징계 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해당 언론사의 진상 조사가 모두 끝나면 기자협회 차원의 징계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일보는 김씨에게 8000만원을 빌려줬다가 9000만원을 돌려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C씨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고현곤 편집인, 신용호 편집국장, 강종호 법무홍보실장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에서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은 김씨에게서 9억원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편집국 간부 A씨를 전날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해고하기로 의결했다.
한국일보는 김씨에게서 1억원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간부 B씨를 대기발령하고 자체 조사를 했으며 오는 1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이 사건이 “한국 언론의 취재 및 보도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며 언론계는 진상을 조사하고 부적절한 로비와 접대를 방지하도록 취재·보도 시스템을 개혁하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무겁게 반성합니다
일부 언론사 간부와 기자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있는 언론인 출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 거래를 하거나 김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언론계는 충격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기자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어느 직군보다도 높은 윤리의식과 함께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그런 기자들이 금전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저널리즘에 상당한 생채기를 남겼고 일선 기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에는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는 기자에게는 다른 어떤 직종의 종사자들보다도 투철한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며 공정보도와 품위유지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품·특혜·향응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되어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어느 직군 보다 존경받고 정의로워야 할 기자들이 언론 윤리강령을 어기고 벌인 탈선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해당 언론사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징계 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 해당 언론사의 진상 조사가 모두 끝나면 기자협회 차원의 징계도 논의할 것이다.
다만 일부 기자들의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전체 기자들을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검찰은 대장동 특혜의혹 수사라는 본류를 팽개친 채 언론인 수사를 본질을 호도하는 데 악용한다면 한국기자협회는 이 또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기자들이 연루된 이번 사태에 깊이 반성하며 언론윤리에 대해 성찰하고 자성하는 자정의 계기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저널리즘 신뢰 구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23년 1월 10일
한국기자협회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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