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피스텔 화재 현장감식…건물 밖에서 발화
[KBS 부산] [앵커]
어제 발생한 서면 오피스텔 화재의 원인을 찾기 위해 소방 등 관계 당국이 현장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감식 전문가들은 불이 건물 내부가 아니라 옆 건물과의 사이 좁은 틈에서 시작돼 건물 마감재를 타고 빠르게 타올랐다고 봤는데요,
이 때문에 주차타워 외벽만 타고 안에 있던 차량 피해가 없었다는 겁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손쓸틈없이 건물을 집어삼킨 화마.
소방차가 현장에 5분 만에 도착했지만 삽시간에 불길은 23층 옥상까지 치솟았습니다.
부산 도심을 매캐한 연기로 가득 채웠던 서면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시작됐습니다.
감식반은 이번 화재가 오피스텔 주차타워와 바로 옆 상가 사이의 좁은 틈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희곤/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 : "주차타워 내에서는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화재 패턴이나 이런 거로 봤을 때 지상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불이 짧은 시간에 빠르게 퍼진 건 주차타워 외벽의 알루미늄판과 단열재를 붙이는 데 쓴 접착제가 원인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최재욱/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교수 : "불연성 재질인 알루미늄 패널을 부착하려면 접착제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 접착제는 대부분 불에 잘 탈 수 있는 물질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이 화재의 취약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죠."]
특히 이번 화재는 오피스텔 아래 상가로 불이 옮겨붙으며 피해를 키웠습니다.
불이 난 건물에서 떨어진 잔해물은 만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이렇게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불이 붙은 건물 잔해가 이런 LPG 가스통 위에도 떨어졌는데, 자칫하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데도 외벽 마감 과정에서 이런 접착제를 쓰는 시공 방식이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고, 현황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축 규정을 더 강화하고, 화재에 취약한 기존의 건축물에도 안전 설비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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