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이것 때문에 ‘비상사태’… 류현진-다르빗슈도 자유롭지 않다

김태우 기자 2023. 1.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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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메이저리그는 경기에서 지켜야 할 룰이 바뀌는 게 제법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보다 더 늦은 선수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주자가 있을 때 투구 간격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오타니는 주자가 없을 때도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느렸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오타니의 투구 간격은 26.6초로 메이저리그 가장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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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는 투구 간격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긴 선수 중 하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메이저리그는 경기에서 지켜야 할 룰이 바뀌는 게 제법 있다. 대표적인 게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수비 시프트다.

이전까지는 포수 뒤로 가지 않는 이상 수비수를 어떻게 두든 큰 제한이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 더 클래식한 야구로 돌아간다. 2루를 중심으로 무조건 좌우로 두 명씩이 위치해야 한다. 내야수들이 외야로 나가는 것도 안 된다. 이론적으로는 시프트에 고전했던 좌타자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그렇다.

오타니는 기본적으로 매번 잡아당기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타격 성적이 좋아질수록 시프트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였다. 2019년 34.2%였던 시프트 시도 비율이 2021년 75.2%까지 급격하게 늘어난 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오타니는 단순한 선수가 아니다. 타자로는 물론, 투수로도 뛰기에 제도 변경의 득실을 따질 게 더 있다. 바로 투구 간격이다.

오타니는 투구와 투구 사이의 시간, 투구 간격이 긴 대표적인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보다 더 늦은 선수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주자가 있을 때 투구 간격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오타니는 주자가 없을 때도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느렸다. 집계하는 사이트에 따라 기준이 조금씩 달라 숫자도 차이가 있지만, 거의 대다수 집계에서 오타니는 뒤에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오타니의 투구 간격은 26.6초로 메이저리그 가장 길었다. 주자가 없을 때도 20초를 넘기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스피드업’의 일환으로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안에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볼 하나가 벌칙으로 주어진다.

오타니 또한 이 새로운 룰이 발표되자 “지금까지의 (투구) 시간과 맞지 않는다. 피치 클락이 있기 때문에 투구 간격을 상기하면서 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투수의 리듬과 폼은 평생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라 말처럼 짧게 하기가 쉽지 않다. 호흡도 달라지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투구가 급해져 폼이나 밸런스가 망가질 수도 있다. 오타니로서는 가볍지 않은 과제다.

아시아권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투구 간격이 긴 편에 속한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는 오티니보다는 빨랐지만, 그래도 25.3초로 지난해 리그에서 6번째로 느린 선발투수였다. 류현진(36‧토론토)의 투구 간격도 2021년 24.1초로 느린 축에 속했다. 마에다 겐타(35‧미네소타)도 역시 평균보다 느리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없는 다나카 마사히로나 이와쿠마 히사시 또한 리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투구 사이가 긴 투수들이었다.

김광현(당시 세인트루이스)의 경우는 아시아 투수로는 예외적으로 투구 템포가 빠른 선수였다. 2020년 평균 20.7초를 기록했는데 다른 아시아 투수와 차이가 확 난다. 어쨌든 룰이 제정된 만큼 선수들은 여기에 따라야 한다. 각자의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 준비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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