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아프리카로 ...", 미·중·일의 아프리카 삼국지 [무지갯빛 아프리카]

2023. 1.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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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아프리카 대륙은 55개 국가를 포괄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 아프리카가 얼마나 다양한지 소개하려 한다.
지난달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미래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진 아프리카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뚜렷해지는 '미국·일본 vs. 중국' 아프리카 구도
각각 정상회담 열며 대규모 경제원조 경쟁 약속
식민 지배 아픈 역사 아프리카는 동반관계 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아프리카연합(AU)의 49개 정상 및 고위급 대표들이 참여한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올인하겠다"며 적극 구애했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미국의 구애는 중국과 일본이 지난 20년 동안 아프리카를 상대로 꾸준히 보여왔던 적극적 협력과 지원에 비해 많이 늦고 부족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 주요국은 큰 잠재력과 전략적 중요성을 보유한 아프리카 대륙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프리카는 이런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번 미국-아프리카 정상회담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최한 후 처음으로 열렸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기후변화, 식량안보, 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 아프리카에 총 55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22년 1월 발족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가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 기대하며 미국 정부와 AfCFTA 사무국 사이 무역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또 미국은 AU가 G20 회원국이 되어야 한다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18년 9월에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베이징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53개국 정상 및 고위급 대표들을 대상으로 향후 3년 동안 중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투자를 통해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개최된 제8회 FOCAC 장관급 회의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비전 2035'를 선언하고 9개의 중국-아프리카 공동 이행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2000년 처음 설립된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 53개국 간 협력기구로 3년마다 중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개최돼 왔다. 중국은 지난 22년 동안 이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 최대 교역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미국과 아프리카의 무역 규모는 643억 달러에 그치는 반면, 아프리카와 중국 간 무역 규모는 그 4배가 넘는 2,54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에 가장 많은 자금을 빌려준 국가로 중국의 대아프리카 대출 규모는 총 79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비해 미국의 대출 규모는 72억 달러에 그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지난해 8월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개막한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향후 3년간 정부와 민간이 합쳐 총 300억 달러를 아프리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또 농업과 교육 분야 등에 30만 명의 아프리카 인재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993년 일본 주도로 시작된 TICAD는 2013년부터 3년마다 일본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열리고 있다. 201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7차 회의 때는 아프리카 53개국이 참석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일본은 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에 대규모 지원과 협력을 표명하면서도 상호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아프리카 에너지, 인프라 및 다양한 프로젝트에 중국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 행위를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도전하고 편협한 상업적, 지정학적 이익을 위한 도발이라고 비판한다.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한 저발전국가들에서 '채무의 덫'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을 고려해 미국과 일본은 중국과의 차이를 부각하려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 압박이 가중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과거 식민지배를 경험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들 강대국이 자신들을 통해 뭔가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반자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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