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비행에 혼선?… 北 무인기 늑장보고 의문 여전

박수찬 2023. 1. 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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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군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보공유 및 상황 전파가 늦어진 것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정보공유와 상황 전파가 늦어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최단거리 직선경로에서 좌우로 일정 거리만큼 벗어나는 비행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로 향한다는 것을 군이 뒤늦게 파악하면서 정보공유와 상황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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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하하면서 감시 교란 가능성
군 지휘 체계 문책 범위 촉각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군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보공유 및 상황 전파가 늦어진 것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문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0시19분 육군 제1군단 레이더 운용요원이 북한 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포착했다. 이를 평가하던 도중 항적이 남쪽으로 이동하자 10시25분 군단에 보고했다. 하지만 1군단과 다른 부대 사이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도방위사령부는 10시50분쯤 자체적으로 서울 상공의 이상 항적을 포착했다. 1군단은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에도 오전 11시10분쯤에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낮 12시1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
지난 2022년 12월27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정보공유와 상황 전파가 늦어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최단거리 직선경로에서 좌우로 일정 거리만큼 벗어나는 비행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무인기는 사전 입력한 위성항법체계(GPS) 좌표와 고도, 경로, 속도 등의 정보를 토대로 자동 비행을 실시했다. 정찰비행 때에는 가능한 한 넓은 지역을 정밀하게 확인하고자 비행경로를 지그재그 방식으로 설정한다. 2014년 인천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도 대청도와 소청도 상공을 지그재그로 비행했다. 이 같은 비행은 지상 방공부대를 교란하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북한 무인기는 크기가 2m 수준으로 레이더에서 탐지와 소실이 반복돼 항적 파악이 쉽지 않았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로 향한다는 것을 군이 뒤늦게 파악하면서 정보공유와 상황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긴급 상황 전파를 위한 시스템인 고속상황전파체계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등이 있는 상황에서 정보공유가 제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군 지휘관에 대한 징계 등 문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즉각적인 문책성 인사 대신 재발 방지 대책을 우선 마련한 뒤 정기 인사에서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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