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나경원 ‘출마할 결심’… 요동치는 與 3·8 전대

김병관 2023. 1. 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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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3·8 전당대회 출마의 '걸림돌'이었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대표 주자들이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나 전 의원이 등판할 경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의 출마로 뒤바뀔 전대 구도의 경우의 수를 따지며 유불리를 계산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문자'로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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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사퇴’ 羅 등판 가능성 커져
당권 주자들 ‘유불리 계산’ 분주
친윤계, 표심 분열 우려 초긴장
“단일대오 구축” 목소리 높아져
羅, 김대기 실장에 문자로 사의
대통령실 “尹이 해촉해야 가능”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3·8 전당대회 출마의 ‘걸림돌’이었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대표 주자들이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나 전 의원이 등판할 경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의 출마로 뒤바뀔 전대 구도의 경우의 수를 따지며 유불리를 계산하고 있다.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5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가장 긴장한 이들은 당내 친윤(친윤석열) 세력이다. 친윤계에선 3·8 전대에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윤 주자가 난립해 당심이 분산되면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범윤’ 안철수 의원, ‘비윤’ 유승민 전 의원에 맞서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주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윤 주자는 김기현 의원으로 교통정리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이 등판할 경우 친윤 성향 표심의 분열은 불가피하다. 나 전 의원은 인지도뿐 아니라 전통적인 지지층의 지지세가 높기 때문이다. 친윤계가 지원하는 김 의원이 1차 투표에서 밀려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웃고는 있지만…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 두 번째)과 안철수 의원(〃 세 번째), 황교안 전 대표(〃 네 번째) 등이 1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주먹 쥔 손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수원=최상수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 중에 김 의원은 몰라도 나 의원은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당원투표 100%로 하더라도 인지도는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당 실력자들은 나 전 의원이 출마 군불을 때자 일제히 견제에 나섰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 호텔에서 나 전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나 전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지금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 신기루 같은 것”이라며 불출마를 권고했다.

김 의원도 “(나 전 의원이) 정부직을 맡으면서 당대표를 한다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지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며 꾸준히 대립각을 세워왔다. 김 의원 측은 이날 “후보가 여러 명 나와 (표심을) 나눠 갖다 보면 어부지리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나”라며 “당원들이 흩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의원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반면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출마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당 조직세가 약한 만큼 당심이 분산되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은 이날 “누구든 출마하는 것은 당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문자’로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저희 입장에선 (사의 표명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힌 건, 나 전 의원이 일방적인 문자 통보로 장관직을 내던진 것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의 표명이 맞다면 바로 그만두는 것이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해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와 별개로 당권 도전 여부는 고심을 더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 등 당권 주자들은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을 오는 2월 2∼3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 기간은 2월5일부터 시작된다. 당대표 선거 운동은 결선투표가 없을 경우엔 3월8일까지, 결선투표가 있을 경우엔 결선 투표가 이뤄지는 3월12일까지다.

김병관·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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