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재명” “구속하라” 1100여명 찬반 집회 아수라장 [이재명 검찰 출석]

오상도 2023. 1.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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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구속된다", "윤석열을 구속하라".

10일 오전 10시20분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태운 검은색 승합차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수원지검 성남지청 정문에 도착하자 대로변에 집결한 군중 사이에서 함성이 튀어나왔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인도에 자리 잡은 애국순찰팀,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은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체포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구속 수사하라"고 외치며 맞불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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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제1야당 대표 소환 스케치
지지자 600여명 청사주변 가득 메워
손팻말·파란풍선 들고 “지켜줄게” 외쳐
李, 일일이 손인사… 150m 10분간 이동
보수단체 500여명 반대편서 맞불집회
성남지청 주변 두 쪽 갈라져 대혼잡
野 일각서도 “우르르 몰려가 시위 오버”
안철수 “李 檢출석, 조폭영화 보는 줄”

“이재명은 구속된다”, “윤석열을 구속하라”.

10일 오전 10시20분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태운 검은색 승합차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 수원지검 성남지청 정문에 도착하자 대로변에 집결한 군중 사이에서 함성이 튀어나왔다. 이 대표가 차에서 내리면서 성남지청 쪽 인도를 점거한 600여명의 지지자들은 “지켜줄게 이재명’, “사랑해요 이재명”을 연달아 외치며 파란 풍선을 흔들었다. 이들의 손에는 ‘우리가 이재명이다’, ‘조작 검찰 박살 내자’는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민주시민촛불연대, 이재명지지자연대 등의 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청사 주변을 가득 메웠다.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왼쪽)과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인도에 자리 잡은 애국순찰팀,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은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체포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구속 수사하라”고 외치며 맞불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회원의 입에선 욕설과 함께 이 대표를 비난하는 듯한 외침이 튀어나왔다. 양측의 집회로 성남지청이 있는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주변은 두 쪽으로 갈라져 아수라장이 됐다.

이 대표가 당 지도부의 엄호를 받으며 언덕 위 청사로 향하자 ‘검찰은 우리 모두를 소환 조사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펼쳐졌다. 이 대표는 일일이 손 인사를 건네며 청사까지 150여m의 언덕길을 10여분간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주변으로 몰려든 지지자들과 취재진, 경찰이 뒤엉키며 중년 남성이 넘어지기도 했으나 크게 다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지자는 청사 앞까지 이 지사를 따라 올라온 뒤 이 지사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손뼉을 치며 응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자 지지단체와 반대단체 회원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성남=사진공동취재단
오전 10시33분쯤 이 대표가 건물 입구에 도착해 A4용지를 펼치고 “소환조사는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연설문을 읽어내려가자 청사 밖 대로변에선 열띤 응원·비방전이 재개됐다.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구속하라”고 외쳤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재명은 구속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뒤엉키며 혼란을 빚었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 건물 앞에서 10여분간의 연설을 마친 뒤 건물 입구에서 지지자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 이 대표와 함께 청사로 온 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비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때 건물 양측에 도열한 지지자들 사이에선 “힘내시라”, “사랑한다”는 응원이 울려 퍼졌다. 반면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거짓말하지 말고 조사 똑바로 받으라”고 외쳤다.

이들 찬반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까지 이렇다 할 물리적 충돌을 빚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각자 자리에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12개 중대 900여명을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 대표 출석과 함께 민주당에선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서영교·박찬대·고민정·장경태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 30여명의 의원이 오전 일찍부터 응원에 나섰다. 이들 주변에는 ‘소설 쓰는 검찰’, ‘이재명을 지켜야 국민이 산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집회를 지켜본 30대 시민은 “검찰 수사를 압박하는 듯한 지지 군중과 정치권의 행태, 거친 욕설이 오가는 보수단체 집회까지 모든 게 아수라장이었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옛날 방식”이라며 “우르르 몰려가 무슨 시위하는 식의 스타일은 오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떠오른다며 “‘자 드가자’라고 외치는 최형배 일당을 보는 줄 알았다. 정치 탄압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이 조폭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성남=오상도 기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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