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한국인 오지마!"…보복 카드 꺼낸 중국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1.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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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이브닝 브리핑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일까요? 중국이 '대등한 조치' '상호주의 원칙' 등을 내세워 한국인의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도 중국행 비자 수속을 멈췄다고 합니다. 적반하장 아닐까요?
 

"오늘부터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 중단"

한국에 있는 중국대사관이 오후에 <한국 국민 중국 단기 비자 발급 중단에 관한 통지>라는 제목의 글을 SNS 위챗 공식 계정에 올렸습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인데요, 한국인에 대해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사정을 포함한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는 겁니다.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10일)부터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한국국민 중국 단기비자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사정 포함) 발급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위챗 게시글

관광 비자는 코로나 이후 발급되지 않고 있으니까 발급이 중단된 단기 비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30일에서 90일간 비즈니스나 무역 활동을 목적으로 중국에 체류 가능한 상용(M) 비자와 중국 내 가족이 있는 경우 최대 180일까지 체류 가능한 가족 동반 단기비자(S2) 발급이 오늘(10일)부터 안 되는 거죠. 

게시된 글을 보면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는 대목이 있는데요, 한국이 중국에 대해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네요.

최근 우리 정부는 중국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죠. 중국 출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하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치 가운데 비자 제한에 대해 중국이 맞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중국도 '보복'이라고는 안 하지만 '상응조치'라는 점은 숨기지 않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도 비자 수속을 정지했다고 하네요. 교도통신은 "중국 당국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자 수속을 정지했다고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등한 조치"라는 중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에 대한 이유를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왕원빈 대변인은 "소수 국가는 과학적 사실과 자국의 감염병 발생 상황을 외면하고 여전히 중국을 겨냥해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고집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대등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죠.

왕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사실에서 출발해 과학적이고 적절한 방역 조처를 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며 "정치적 농간을 부려서는 안 되고 차별적인 방법이 없어야 하며 국가 간 정상적인 인적교류와 교류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방역 규제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고 비과학적이라는 입장이죠. 어젯밤(9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이 약 50분 동안 친 부장 취임 축하 인사를 겸한 첫 통화를 가졌는데요, 친 부장도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교장관 통화 결과를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렸는데요, "친강 부장은 한국이 최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임시 제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한국이 객관적이고 과학적 태도를 갖길 희망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친강 부장의 우려에 대해 박진 장관은 한국 측 조치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우리 외교부는 전하고 있고요.

지난달 왕이 전 부장 후임자로 임명된 친강 신임 외교부장은 외교부 대변인 출신인데요, 대변인 시절에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담은 논평을 많이 냈죠. 그래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 인물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박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도 그런 면모가 드러난 것으로 보이네요.

게다가 중국이 한중 외교 수장 회담 통화 결과를 공개한 게 이례적이라는 점, 통화 직후에 중국이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는 점 등에서 중국의 속내가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죠.
 

우리 정부 "유감... 과학적 근거 입각한 방역"

우리 정부는 '유감'이라는 입장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중국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입장 중국 측에 분명하게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중국이 사전에 우리 측에 단기 비자 발급 중단에 대해 설명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설명이 있었다"고 답했지만 어떤 경로로 어떻게 설명했는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입각해서 내린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유해왔고, 중국 측과도 외교채널을 통해 이런 입장을 계속 소통해오고 있다"고 했는데요, 외교적 발언이 많지만 중국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방역 규제가 과학적이고 객관적 근거에 입각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거죠. 

다만,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해 우리가 다시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보복, 적반하장 아닌가?

한국의 중국에 대한 방역 조치는 비자 제한이 포함돼 있는데요, 그래서 방역만 강화한 미국, 일본 등 다른 주요국들보다 규제 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상호주의 원칙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중국의 대응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 한국은 중국에 대한 방역 조치를 별도로 내리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국내 확진자가 늘어나던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적이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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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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