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난 컬리…오아시스, ‘이커머스 1호 상장’ 주인공되나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internet.com) 2023. 1. 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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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성남 본사 전경. [사진 출처 = 오아시스마켓]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상장을 연기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누가 가져갈지 관심이 쏠린다. 유력한 곳은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로, 지난달 말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으면서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예비심사 효력이 6개월인 만큼 오아시스는 올 상반기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 2011년 설립해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 오아시스마켓은 이커머스 업계 유일한 흑자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7억원, 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한 3118억원을 올렸다.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이랜드리테일이 지난해 6월 오아시스마켓의 지분 3%를 330억원에 사들일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도 1조1000억원이다.

오아시스마켓의 꾸준한 흑자 비결은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가 꼽힌다. 특히 작업자의 동선을 줄이기 위해 모회사 지어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물류 정보기술(IT) 시스템 ‘오아시스루트’를 활용하고 있다.

오아시스를 비롯해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IPO를 추진했지만, SSG닷컴에 이어 컬리까지 일정을 연기했다. 컬리가 IPO 시장에 백기를 들면서 11번가와 SSG닷컴 등 올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컬리는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IPO 시장 위축으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때 4조원에 달했던 컬리의 기업가치는 장외 시장에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른바 ‘샛별배송’ 서비스로 국내 새벽배송 시장을 연 컬리는 적자 규모가 매년 증가했다. 컬리의 적자 규모는 지난 2018년 337억원에서 2019년 1013억원, 2020년 1163억원으로 해마다 늘었고 2021년엔 2177억원까지 커졌다.

[사진 출처 = 컬리]
다만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번가의 경우 올해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올해 9월까지 IPO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어가는 적자는 상장에 걸림돌이다. 11번가는 지난해 3분기까지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기업 가치는 분사 당시 2조7000억원에서 상장 시 4조~5조원으로 추정됐지만, 현재 시장에선 2조원 초중반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SSG닷컴 역시 연내 상장이 목표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10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SSG닷컴은 올해 상장하는 조건으로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을 각각 투자받았다.

SSG닷컴도 지난해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은 ▲1분기 257억원 ▲2분기 405억원 ▲3분기 23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신설법인이다. 상장 기준 개정 이전에 이미 물적분할을 완료한 기업도 분할 후 5년 이내면, 이번 강화된 상장 심사 제도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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