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럭 시위 배구팬 "흥국생명 사과문, 아쉬움 많다…계속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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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최근 감독 경질 및 새 감독 선임 등으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걱정할 게 많고, 할 일이 많다"면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들을 지키느냐가 문제다. 흥국생명이 어떻게 구단을 이끌어갈지 지켜보겠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트럭 시위는 언제든 또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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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경기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요구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최근 감독 경질 및 새 감독 선임 등으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상처 받은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흥국생명은 최근 일주일 사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 2일 구단이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동반사퇴를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경질 이유가 선수 선발 개입 여부를 놓고 구단과 감독이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게 내용까지 밝혀져 큰 논란이 됐다.
흥국생명은 6일 김기중 감독의 선임을 발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이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구단은 10일 "김기중 감독이 감독직을 고사, 남은 시즌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경기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흥국생명 배구단의 문화를 재정립하고,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구단 운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꾸려진 팬들의 모임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은 지난 6일부터 계속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배구는 스포츠지 구단의 인형놀이가 아니다, 흥국생명 구단주 월권 OUT", "선수와 팬을 방패 삼아 숨는 태광그룹, 흥국생명은 잘못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등의 문구가 새겨진 트럭은 10일에도 흥국생명 본사와 한국배구연맹(KOVO) 앞을 돌며 시위를 이어갔다.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의 관계자인 한 여성 팬은 같은 날 '뉴스1'에 "이번 트럭 시위는 사태를 안타까워한 많은 팬들의 모금을 통해 진행됐다. 구체적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팬들이 많아 곧바로 트럭 시위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발표한 사과문에 아쉬움이 많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사과문을 잘 보면 경기 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말만 있지, 윗선 개입 문제에 대해선 아예 언급이 없다. 구단이 윗선의 월권으로 개입한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과문만으로는 앞으로 청렴하게 운영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견해를 냈다.
이어 "특히 문자로 선수 기용 관련 오더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상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이번 일의 주축은 사실 모기업 회장과 김여일 단장이다. 그들이 아직도 뒤로 숨어 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과문에 명시되지 않은 김여일 전 단장에 대한 완전한 사퇴를 요구했다.
관계자는 "과거 '쌍둥이 학폭' 때도 그렇고, 구단에 논란이 생길 때 늘 김여일 단장이 뒤에 있었다. 팬들은 김여일 전 단장이 대중에게 사과하고 이번 일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고, 완전히 배구계를 떠나기를 바란다. 그가 보여주기식으로 잠깐 떠났다가 곧 돌아온 적이 하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울러 팬들은 자신들보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더 큰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관계자는 "무엇보다 조속한 사태 수습을 바란다. 경기를 고작 이틀 앞뒀을 때에도 김기중 감독대행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더라"면서 "당장 다가올 11일(현대건설전) 경기도 또 감독 없이 치러야 한다. 선수들의 부담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구단은 제발 선수들이 외적 걱정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의 트럭 시위는 사과문 발표에도 끝나지 않는다.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걱정할 게 많고, 할 일이 많다"면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들을 지키느냐가 문제다. 흥국생명이 어떻게 구단을 이끌어갈지 지켜보겠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트럭 시위는 언제든 또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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