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파기환송심서 친모에 징역 13년형 구형
경북 구미에서 과거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여자아이의 친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상균) 심리로 10일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A씨(50)에게 1·2심과 같은 징역 13년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은 반인륜적이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출산 및 아이 바꿔치기, 약취 증거는 추가 심리에서도 입증되지 않아 의문은 오히려 더 커졌다”면서 “약취 행위는 피고인이 아닌 제3자에 의한 범행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숨진 여아가 자신의 딸로 판명된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3월31일~4월1일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자신의 친딸인 김모씨(24)가 낳은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의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미성년자 약취)를 받고 있다.
그는 2021년 2월9일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사체은닉 미수)도 받는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의 구강 상피세포와 손톱, 머리카락에서 유전자 정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와 혈액형 검사만으로도 A씨의 약취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전자 검사 결과 외에도 인터넷 쇼핑 내역, 체중 변화, 직장 출근 기록 등 여러 정황 증거를 재판부에 제시했다.
A씨는 1·2심 과정에서 “아이를 낳은 적이 없고 아이들을 바꿔치기 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숨진 아이와 피고인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이의 혈액형 등 출생 전후의 상황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 2부는 지난해 6월 원심을 파기하고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피고인이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사실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졌지만, 피고인이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입증이 충분하지 않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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