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지도부 총집결, ‘이재명 방탄’ 몸소 보여준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에 민주당 의원 수십명이 집결한 것과 관련해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선 “국민들에게 ‘방탄’을 몸소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 적용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도부 총집결’에 대해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것”이라며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아니라는 알리바이를 대기 점점 힘들어진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집단 행동을 하는 건 국민들에게 이 대표 방탄을 몸소 보여준 것”이라며 “얼굴 도장찍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성남FC 사건 뿐 아니라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큰 데, 그럴 때마다 당 전체가 호위하는 모습을 보이면 얼마나 한심하겠느냐”고 했다.

민주당 원로와 중진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우르르 몰려가서 시위하는 식으로 하는 스타일은 정치를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당도 무거워지고, 국민의 마음도 무겁지 않으냐”며 “(이 대표의) 도의적 유감 표명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사법 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애당초 처음부터 분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비명계를 중심으로 ‘당헌 80조’ 적용 논란도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을 땐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예외로 할 수 있지만,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만 적용되지 않는다면 ‘방탄’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