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안 속 안전운행" … 인덱스·채권ETF에 뭉칫돈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1.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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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급락장과 올해 확대된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이 인덱스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 개별 종목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지수에 묻어두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면 설정액이 늘어난 상위 10개 ETF 중 5개가 인덱스 펀드였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인덱스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TR로 1년 새 1조2235억원이 들어왔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TR는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지수에 재투자하는 상품으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외에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 KODEX 200, TIGER MSCI KOREA TR와 같은 인덱스 ETF도 각각 설정액이 5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한마디로 지난해는 인덱스 ETF의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인덱스 펀드란 특정 지수 수익률을 모방하도록 만들어진 펀드를 뜻한다. 가령 코스피200이 10% 상승하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역시 이와 비슷한 수익률을 낸다. 이를 위해 인덱스 펀드는 추종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에 분산투자를 한다.

인덱스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21년과 확연히 다른 추세다. 2021년 상승장 속에서 투자자들은 2차전지, 게임, 메타버스 같은 테마형 ETF를 대거 사들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락장 속에서 변동 폭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무리하게 한 종목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대신 인덱스 펀드로 눈길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장한 ETF 중 투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종목은 '채권'이었다. 단기간에 순자산 총액이 가장 많이 확대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에는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KODEX 23-12은행채(AA+이상)액티브, KBSTAR 23-11회사채(AA-이상)액티브, TIGER KOFR금리액티브,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등 채권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설정액이 많이 늘어난 ETF 10개 중 8개가 채권과 관련된 상품이었다.

이런 추세는 올 한 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서 상반기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자 투자자들은 채권과 인덱스 ETF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TIGER 24-10 회사채(A+이상)와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 TIGER 미국나스닥 등이었다. 올해 들어 순자산 총액이 많이 늘어난 1~10위 ETF 역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KODEX 200,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와 같은 채권·인덱스 ETF가 휩쓸었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들이 하락장 속에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덱스 ETF에 투자한 것도 있지만 장기 투자 목적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변동과 상관없이 적립식으로 ETF를 모아가는 장기 전략 투자자들이 하락장 속에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 목적의 적립식 투자 자금과 연금계좌에서 해외 대표 지수형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며 "스마트한 투자자들은 저점으로 인식하고 글로벌 우량주나 메가 트렌드 상품에 대해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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