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횡령금액 3년간 6배 늘었다

김명환 기자(teroo@mk.co.kr) 2023. 1.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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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900억→작년 1.2조
사건수는 4건만 늘어 대형화

최근 3년간 상장회사가 횡령한 사건 관련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2곳에서 1940억원 규모로 발생했던 횡령사건은 지난해 26곳 1조2755억원으로 폭증했다. 사건은 단 4건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금액은 6배 이상 커진 것이다. 이는 기업 내 횡령사건이 갈수록 대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도 횡령사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10일 매일경제가 최근 3년간 상장회사에서 발생한 횡령·배임사건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기간 총 72건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은 1조8070억원에 달한다. 전수조사 대상은 상장회사 공시 기준으로 기간 내 횡령·배임 등이 발생해 조사 중이거나 횡령·배임 등에 대한 소송이 종결된 사안이다. 지난해에는 횡령·배임 단일 사건에 대한 금액이 컸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387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오스템임플란트(2215억원)와 롯데하이마트(1767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전수조사는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했기에 비상장회사인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런 사례까지 더하면 지난해 횡령사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난다.

굵직한 횡령사건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건당 규모가 갈수록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횡령사건 1건당 피해액은 88억18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상위 3곳을 제외하고 계산한 규모는 1건당 188억5380만원으로 증가했다. 건당 피해액이 2배 이상 뛴 셈이다. 지난해 기업 내 횡령사건에 대해 사회적 이목을 끈 주역은 단연 오스템임플란트와 우리은행이었지만 전·현직 경영진이 횡령한 사안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부감사 중 부정행위를 발견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경영진이 횡령한 사건 비중이 73%로 높은 편이고 나머지는 직원들에 의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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