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직 내려놓은 나경원 행보는…'당심 1위' 명분 vs 유승민의 길

한상희 기자 이밝음 기자 2023. 1. 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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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까지 여조 추이 보며 전대 출마 고심할 듯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12.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이밝음 기자 =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온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결국 내려놓았다.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 부동의 1위 나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측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나 전 의원이 최근 저출산 정책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나 전 의원은 현재 겸임하고 있는 기후환경대사직에 대해서는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다.

이날 사의 표명은 윤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과 비공개 회동 직후 이뤄졌다. 이 때문에 나 전 의원이 이 의원과 만남에서 윤심(尹心·대통령 의중)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11일 오전 동작구청에서 열리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향후 거취를 표명할지 주목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한 정치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운영자 신혜식 대표에게 축전을 보냈다.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은 11일 국회에서 '나경원 국힘당대표 출마 촉구 결의 대회'를 열고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당 지도부는 나 전 의원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충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국민의힘 당원들과 윤 대통령은 샴쌍둥이같은 한몸,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저출산 정책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 전 의원을 애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 측은 "당권 도전을 확실히 굳혔다고 보기엔 좀 섣부르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나 전 의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전당대회 출마밖에 없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실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사의 표명을 한 것은 대통령실을 향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나 전 의원이 이제는 본인의 갈길, 선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설 연휴 전까지 시간을 가지면서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본 뒤 공식 출마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 전 의원 측은 최근 전당대회 캠프 구성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나 부위원장이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에 반해 당대표 선거에 나서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했다가 '반윤'으로 낙인찍힌 유승민 전 의원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이 전격 출마를 선언하면 당심 1위 나 전 의원과 윤심을 앞세운 김기현 의원이 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김기현 의원이 친윤주자로 정리되는 그림"이라면서도 "나 전 의원의 지지도가 높고, 당원들이 수도권 총선 승리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할 것이기 때문에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전당대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기도당 신년인사회 현장에서 '나 전 의원이 최대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김기현 라이벌은 김기현 본인"이라며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선거운동 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안철수 의원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중도 유승민 지지층이 안철수 의원으로 이동,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오히려 친윤도 반윤도 아닌 안 의원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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