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 PD “이영지 우승 안쓰럽기도…불편한 꼬리표되지 않을까 걱정”[EN:인터뷰]

황혜진 2023. 1.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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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효진 CP, 이형진 PD
이영지
프로듀서들

[뉴스엔 황혜진 기자]

Mnet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1' 제작진이 래퍼 이영지의 우승을 축하하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영한 '쇼미더머니11'은 Mnet 간판 시리즈가 된 '쇼미더머니'의 11번째 시즌이다. 그간 다채로운 래퍼, 프로듀서들을 섭외하며 한국 힙합을 메이저 장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시즌에서도 각기 다른 특장점과 매력을 지닌 출연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힙합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음원 차트에서도 어김없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9 최대 히트곡이 미란이와 머쉬베놈 등이 가창한 'VVS'(뷔뷔에스), 시즌10 히트곡이 비오와 언오피셜보이 등이 부른 '쉬어'였다면 시즌11 음원 미션 최대 인기곡은 던말릭과 허성현, 칸, 로스, 맥대디로 이뤄진 팀 알젓(저스디스X알티)이 함께 만든 '마이웨이 (MY WAY)', 이영지 본선 경연 음원 'NOT SORRY'(낫 쏘리)(피처링 pH-1, 프로듀싱 슬롬)이다. 두 곡은 벽돌처럼 굳건한 음원 차트를 뚫고 최상위권으로 직행했다. 발매된 지 한 달가량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음원 차트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다음은 '쇼미더머니11' 종영을 기념해 최효진 CP, 이형진 PD와 진행한 뉴스엔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Q 올해 오랜만에 체육관 예선을 진행하고, 마이크 쟁탈전 등 새로운 경연 방식을 도입하는 등 변화가 있었는데 목표하신 대로 잘 마무리된 시즌인 것 같은지 자평한다면요.

▲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이번 시즌은 현재 한국 힙합신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루키들과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은 힙합의 다양한 하위 장르들이 대중에게도 소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은 드릴 장르를 필두로 UK개러지, 레이지 비트 등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힙합신의 다양한 하위 장르의 음원들이 소개될 수 있었던 시즌이라고 생각합니다. 

Q 팀 알젓(저스디스X알티)의 '마이웨이 (MY WAY)', 이영지의 'NOT SORRY'(낫 쏘리)가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 음원 흥행을 예상했는지 궁금합니다.   ▲ 프로듀서분들과 래퍼분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원을 좋게 들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Q 여느 시즌과 마찬가지로 프로듀서 라인업이 강력했습니다. 곁에서 지켜본 릴보이와 그루비룸, 박재범과 슬롬, 저스디스와 알티, 더콰이엇과 릴러말즈는 각각 어떤 강점과 매력을 지닌 프로듀서 팀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릴보이 X 그루비룸 팀은 힙합신의 트렌디함을 가져가면서도 쿨한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었습니다. 팀원 간의 사이도 끈끈했고 진짜 형 동생 같은 느낌으로 팀원들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박재범 X 슬롬 팀 또한 팀원들끼리의 사이가 돈독했지만 무엇보다 프로듀서분들이 업계의 선배로서 래퍼들의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주고 이끌어주고 발전시켜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슬롬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래퍼들에게 맞춤 정장처럼 비트를 지원하고 무대적으로는 박재범이라는 베테랑이 방송 무대라는 래퍼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해야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서포트하는 모습들이 기억이 남습니다. 

저스디스 X 알티 팀은 두 분 다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팀원들이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티 프로듀서는 대중에게 어필하는 수많은 곡으로 그동안 참가자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프로듀싱을 제공했고 저스디스는 믿고 듣을 수밖에 없는 피처링으로 참가자들을 지원했습니다. 

더콰이엇 X 릴러말즈 팀은 힙합신의 대부인 더콰이엇과 열정맨 릴러말즈의 조합으로 치열한 서바이벌 안에서 특유의 느긋한 바이브를 유지한 팀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떤 무대에서든 ‘힙합적’으로 어떻게 멋진 느낌을 낼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게 가장 ‘힙합’ 같은지를 늘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래퍼’의 자세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파이널 진출 래퍼 4인(이영지, 던말릭, 블라세, 허성현) 모두 쟁쟁했는데 이분들의 성장 과정과 무대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 톱 4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에 참가하는 래퍼들이 무엇을 얻기 위해 이 서바이벌에 참가했는지 다양한 욕망과 계기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얻어가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숫자가 많다 보니 개개인들의 이야기를 모두 하나하나 짚어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톱 4 래퍼들은 상대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해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그들의 성장 서사가 더 잘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지 씨는 어린 나이와는 별개로 분명하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라고 느꼈습니다. 랩은 물론이거니와 보컬, 댄스 등 무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는 점에서 가지고 있는 무기가 많은 사람이구나 느꼈었습니다. 

블라세 역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블라세는 '쇼미더머니'에 몇 년간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1차 탈락부터 파이널까지 긴 시간 동안 차츰차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번 시즌 파이널 무대까지 오르는 등 노력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낸 래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파이널 1차 무대 'Chosen 1'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완벽하게 꾸려낸 점은 기존의 힙합 팬이든 쇼미를 시청하는 시청자든 누구든 래퍼 블라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좋은 무대였습니다. 

Q 이영지 씨의 우승을 예상했나요? '쇼미더머니' 최초 여성 우승자라는 사실로도 더욱 화제가 된 우승자인데 제작진 입장에서 체감한 래퍼 이영지의 특장점과 매력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의미의 우승자로 기록될 것 같은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 이영지 씨의 우승은 제작진도 그렇고 본인도 예상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이영지 씨는 어린 나이와는 별개로 분명하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라고 느꼈습니다. 랩은 물론이거니와 보컬, 댄스 등 무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는 점에서 가지고 있는 무기가 많은 사람이구나 느꼈습니다. 

'쇼미더머니'의 최초 여성우승자이자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 두 개의 서바이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영지라는 인물에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앞으로 이영지라는 아티스트가 어떤 이야기를 해나갈지에 대해서 더 주목해주시고 애정을 쏟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영지 씨는 초반 마이크 쟁탈전에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프로듀서 슬롬이 마지막 회에서 "영지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물로서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억울한 일도 많아서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제작진으로서 특혜 논란과 악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 이영지 씨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원치 않은 우여곡절을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영지의 우승이 확정이 되었을 때 축하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쇼미더머니' 우승은 누군가에게는 훈장이 되겠지만 이영지에게는 아티스트로서 또 다른 증명을 시작해야 하는 불편한 꼬리표가 되진 않을까.. 프로그램의 연출자를 떠나서 이영지 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직 이십 대 초반의 친구에게 큰 짐이 되는 건 아닐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영지는 누구보다 당차고 본인을 표현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가진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훌륭하게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해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쇼미더머니'를 시청해주셨던 많은 분들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앞으로 이영지의 행보를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시즌12 제작 여부가 궁금합니다.   ▲ 지금까지 '쇼미더머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12 계획은 아직 정해진 부분이 없지만 시즌11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사진=Mnet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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