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위 사의 나경원 “출마 고민”…대통령실 “들은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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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0일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 놓겠다는 뜻을 표했다. 문자와 전화로 (대통령실 쪽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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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
당 대표 출마 여부 “좀 더 고민해보겠다”
대통령실 “공식 사의 표명 들은 바 없어”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0일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달리는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이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 출마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그는 “(출마 여부를)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 놓겠다는 뜻을 표했다. 문자와 전화로 (대통령실 쪽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으로 임명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힌 데는 지난 6일 대통령실이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출산 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이라는 자신의 저출산 대책을 공개 면박한 게 결정적이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부위원장 해촉”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으로서는 대통령실의 ‘불신’을 확인한 이상 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부위원장직 사의=전대 출마’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대한민국과 국민의힘, 대통령에게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당과 전당대회 모습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런지에 고민의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이날 부위원장직 사의를 오후에 언론에 공개하기에 앞서, 오전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의원은 회동 뒤 “우연히 만난 것이고, 의미 있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으나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몰아주는 상황을 고려하면, ‘윤심’을 거스른 전대 출마 강행을 만류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대통령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은 불출마로 갈 것”이라며 “출마를 안 할 거 같다. 대통령실에서 사의를 반려해주면 퇴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다면, ‘친윤 대표 추대’로 흐르던 전당대회 구도는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과 ‘당심’(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을 내세우는 나 전 의원 사이의 이른바 ‘친윤 대 비윤’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야 공천이 걸렸으니까 윤석열 대통령에게 줄을 설지 몰라도, 일반 당원들은 다르다”며 “지금 대통령실이나 친윤계가 나 전 의원에게 해도 너무한다는 동정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불쾌한 표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들은 바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비서실장과 통화에서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 사임하라는 것이냐’라는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명시적으로 사의를 밝히거나 서면을 보낸 게 아니다”라며 “그래서 대통령실에선 사의 표명이 없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배지현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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