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우리銀… 연초부터 뒤숭숭
前 노조간부 본사서 극단선택
새해 들어 사건사고 도마에
회장은 중징계로 거취 불투명
계열사 사장 인사마저 미뤄져
"사회공헌 사업, TV CF를 하면 뭐해, 이런(갑질 논란) 데서 그룹 이미지 다 깎아 먹는데."
"노조는 정치판이랑 같다고 보면 된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이 싫어도 대안이 없는 것처럼."
새해 들어 각종 사건·사고가 계속 터지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의 기강 해이와 부실한 내부 통제가 도마에 올랐다. 앞선 발언들은 최근 이른바 '갑질 사건' 이후 우리금융그룹 블라인드에 올라와 있는 의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10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작년부터 이어진 은행과 최고경영자(CEO)리스크에 더해 노조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회사가 어수선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국내 5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은 연초부터 새해 경영계획이 아닌 사건·사고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한 은행 직원의 부인은 배우자 명의로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블라인드에 올렸다. 부장이 남편에게 골프 내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수백만 원을 갈취했으며 폭행, 김밥 사 오기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지난 9일엔 전임 노조 간부가 은행 본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사인을 두고 은행 안팎에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내부에선 갑질 사건과 사망 사건의 공통점으로 '힘이 센 은행 노조'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다. 은행 관계자 B씨는 "승진과 같은 인사에 노조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활동을 열심히 하는 노조원에게 혜택을 주고 보호막도 쳐주기 때문에 그 뒷배를 믿고 힘을 함부로 쓰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인드엔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후보 6명 중 4명이 여당(전임 노조) 출신"이라고 꼬집는 내용도 있다.
노조가 회사를 제대로 견제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타 금융사 노조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사측과 과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그룹 내부에선 노조 문제도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엔 CEO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지난해 11월 초 금융위원회는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 그 이후 두 달 동안 금융당국과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선 회장이 언제 본인의 입장을 최종 정리해 발표할 것인지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우리금융그룹 수장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자연스레 계열사 사장 인사도 멈췄다. 지난해 12월 말로 임기가 끝난 계열사 사장들이 있지만 임시로 다음달 말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그룹 내부에선 CEO들의 행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업무가 제대로 작동될 리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우리은행에 근무하는 C씨는 "현 경영진이 발표한 경영계획이 그대로 이어질지, 새로운 사람이 와서 새로운 계획을 다시 내놓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일을 무작정 추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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