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다가오면 스르륵 … 냉장 진열대의 진화
신선식품 폐기율 낮추고
냉기 보존해 에너지 절약
CU도 5개 점포 개폐형 도입
롯데마트 올 62곳 신설 계획
지난 9일 서울 중구에 있는 이마트24 명동역점.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샐러드 등 즉석 섭취 간편식들이 진열돼 있는 냉장식품 진열대 앞에 서자 닫혀 있던 유리문이 '위잉' 소리를 내며 자동으로 열렸다. 편의점 이마트24가 에너지 절감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직영점에 시범 도입한 자동 개폐형 냉장고다. 손님이 있든 없든 24시간 열려 있던 냉장고에 안쪽으로 접히는 유리문을 달아 손님이 진열대에 다가올 때만 열리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유통업계가 그동안 개방형으로 운영돼왔던 냉장 진열대에 개폐가 가능한 문을 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마트 등에 있는 냉장 진열대는 고객이 상품을 잘 볼 수 있고, 편리하게 집어갈 수 있도록 문이 없이 운영돼왔다.
하지만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에너지 절약의 가치가 이전보다 커진 데다 신선식품 보관 인프라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냉장 진열대도 문이 있는 개폐형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롯데마트는 서울 청량리점 등 10개 점포 내 냉장 진열대 전체에 문을 설치했다. 올해 안에 추가로 62개점에서 냉장 진열대에 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112개 전 점포에 개폐형 냉장고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 역시 그린스토어(친환경 매장)와 직영점을 중심으로 개폐가 가능한 냉장 진열대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5개 점포에 적용됐다. 이마트24는 명동점 1개 점포에만 시범 적용한 상태다.
기존 개방형 냉장 진열대는 냉장고에서 냉기가 계속 새나가는 만큼 에너지 낭비가 많았다. 또 신선식품이 냉장고에 있어도 실내 온도(20~25도)에 노출돼 여름철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적정 냉장 온도(0~10도)에서 제대로 냉장 보관이 안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개폐형 냉장 진열대를 활용하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냉장고 내부 온도를 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어 진열 기간 중 신선식품의 변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업주는 신선식품 폐기율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한 신선식품을 최상의 품질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전 지점(112개)의 냉장 진열대를 개폐형으로 모두 바꿀 경우 연간 탄소 배출을 8035t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실제로 개폐형 냉장 진열대가 적용된 CU 점포에서는 지난해 평균 식품 폐기 금액이 적용 전 대비 약 18%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폐형 냉장 진열대의 형태는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롯데마트는 한국전력의 고효율 에너지솔루션 전문 자회사인 캡코이에스와 손잡고 기존 냉장 진열대에 바로 설치할 수 있는 유리문을 주문 제작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CU는 냉장집기 전문 제조사와 개폐형 냉장고를 개발해 과일·채소·반찬·식재료 등 진열대로 새롭게 도입했다. 이마트24는 협력사와 함께 센서로 사람을 인식하는 자동 개폐형 냉장고를 테스트 중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3월부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냉장식품을 진열·판매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개방형 냉장고에 문 설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냉장고 문 달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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