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든든한 실적에 VR기기 출시 눈앞 … 월가는 지금 "애플 사라"
매출액·영업익 성장세 지속
인도시장 판매 확대 전망에
1100억弗 자사주 매입까지
美 투자업계 낙관론에 무게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서학개미가 테슬라 다음으로 사랑하는 미국 주식 애플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7년 넘게 공들인 가상현실(VR) 헤드셋을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공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와서다.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은 여전하지만 애플이 아이폰만의 회사는 아니다. 증강현실(AR)·VR 등 메타버스를 놓고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와 경쟁하고, 반도체 칩 분야에서는 삼성전자·퀄컴과 경쟁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봄 소비자에게 헤드셋 모양의 VR 기기인 '리얼리티 프로'를 처음 선보인 뒤 늦가을에 제품을 공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밍치궈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봄 또는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6월 개발자 행사에서 리얼리티 프로 출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V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2017년 처음 알려졌다. 애초에 2019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지연됐고 드디어 올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고급 사양을 강조한 제품에 '프로'라는 단어를 붙이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의 기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애플의 리얼리티 프로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는 'xrOS'라고 불린다. VR와 AR를 섞어놓은 확장현실(XR)을 구현하는 운영체제라는 것이다. 리얼리티 프로는 이용자가 헤드셋을 쓰고 현실세계를 눈으로 보면서 애플의 다른 제품을 통해 그 위에 가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보여주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년째 연기돼온 탓에 이번 뉴스도 즉각적으로 애플과 메타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0.41% 상승하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메타도 악재에 따라 0.42% 하락하며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VR 헤드셋은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애플은 서비스 부문 매출 비중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반면 매년 2억대 안팎이 팔리는 아이폰 매출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비스 매출 비중은 2015년 9% 수준이었지만 현재 23%에 달한다. 서비스 부문은 앱스토어, 구글에서 받는 수수료, 애플뮤직, 애플케어, 애플TV+, 애플페이 등 애플 하드웨어 제품을 이용하면서 이용자가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포함된다.
애플 서비스는 이용자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가 있어 주가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지표를 높인다. 서비스 부문은 진입 장벽이 높고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추이를 보면 2018년까지는 평균 PER가 15배를 넘은 적이 거의 없었지만 2019년부터 15배를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의 12개월 선행 PER는 약 21배로 1년 전 최고치(31배)에선 크게 하락했다. 애플 주가도 작년 하락장에서 180.96달러에서 129.93달러로 28.2% 하락했다. 현재 애플의 시총은 2조700억달러 수준으로 아슬아슬하게 시총 '2조 클럽'의 유일한 멤버다. 애플은 2011년 8월 처음으로 세계 시총 1위가 됐고, 2020년 8월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를 넘었다. 최근 하락에도 시총은 2조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 칩을 설계하는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다. 삼성, 퀄컴, 브로드컴과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 나아가 테슬라와는 자율주행 부문 반도체 칩 설계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놓고 경쟁한다.
지난달 말 씨티그룹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짐 수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중국에 몰려 있는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로 분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인도의 중상류층이 앞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의 지출 규모도 2030년까지 6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달러 역풍이 잠잠해지면 애플의 서비스 매출이 늘어 애플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1100억달러(약 136조9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애플 주가가 여전히 비싸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플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약세장이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거스의 크리스 베론 기술적분석책임자는 지난 5일 CNBC에 출연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합치면 S&P500의 12%를 차지한다"며 "지금껏 그 어떠한 두 종목을 합쳤을 때보다도 더 큰 비중"이라고 분석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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