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톤콤비·핫코너에 4번 타자까지···‘이강철호’의 역대 가장 귀한 해외파 트리오

샌디에이고 김하성. Getty Images

야구 대표팀에서는 늘 해외파들이 든든한 역할을 했다. 특히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해외파의 존재감이 더욱 크다. 2006년 제1회 대회에서는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김선우 등 해외파 투수들이 일제히 참여했고 2009년 2회 대회에는 추신수가 합류하기도 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가장 적은 시기에 제5회 WBC가 열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이번 WBC 대표팀에는 해외파가 3명이다. 투수는 한 명도 없고 처음으로 합류한 한국계 토머스 에드먼(세인트루이스)과 최지만(피츠버그), 김하성(샌디에이고)까지 야수만 3명이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활용폭이 넓고, 비중이 크고, 귀한 해외파 트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셋은 내야의 핵심이다. 최지만이 1루수, 에드먼이 2루수, 김하성이 유격수다. 이 중 에드먼은 한국 야구 대표팀에 사상 처음으로 합류하는 한국계 현역 메이저리거다. 기술위원회는 이번 대회에서는 최선의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로 한국계를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접촉했던 여러 선수들이 부상 뒤 수술과 개인사 등으로 함께 하지 못한 가운데 유일하게 합류한 최초의 한국계 선수가 에드먼이다. 대표팀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출전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미 “에드먼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하겠다”며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 체제를 예고했다.

세인트루이스 토머스 에드먼. Getty Images

에드먼과 함께 내야 센터라인을 책임질 김하성은 핫코너 3루도 지킬 전망이다. 국가대표 3루수는 그동안 최정, 허경민이 주축이었다. 이번 대표팀 역시 허경민을 포함해놓고 있었으나 예비 엔트리 선정 뒤 허경민이 허리 부상으로 출전하기 어려운 사정을 전했다. 대표팀은 허경민을 제외하고 과감하게도 백업 3루수를 채우지 않았다. 김하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천후 내야수인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도 3루와 2루를 모두 소화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정이 3루에 서지 못할 때는 김하성이 3루수, 오지환이 유격수를 맡는다”고 구상을 밝혔다. 김하성은 수비 자체만으로 내야를 꽉 채울 이름이다.

최지만은 박병호, 강백호(이상 KT)와 함께 1루수 자원으로 선발됐다. 실질적으로는 아직 어린 강백호는 대타 자원으로 분류된다. 주전 1루수는 박병호와 최지만이 나눠맡을 계획이지만 그 중에서도 박병호에게 중심이 쏠려 있다. 대표팀이 최지만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비보다 타격이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최지만의 중심타선 등장 여부에 따라 라인업의 무게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뛴 최지만. Getty Images

박병호는 지난 시즌 막바지에 다친 발목 부상을 다 회복한 상태다. 정상적으로 시즌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시즌보다 훨씬 일찍 실전을 치르게 되는 것이 부담이기는 하다. 박병호와 최지만이 동반 출격하는 라인업은 위력적이다. 둘 중 4번 타자가 나온다. 최지만이 반드시 출전하기를 대표팀이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 시즌 뒤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된 직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최지만은 출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구단 최종 허가는 받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일단 최지만이 합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1루수 한 명을 예비로 정해놨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최지만을 꼭 데려가고 싶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기원하고 있다. 처음 선발됐지만 반드시 데려가고 싶은 귀한 타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