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치솟는 테슬라에 달려간 시민들…폭발직전 운전자 구했다

불이 붙은 차량 근처에 시민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모여 있다. 영상=YTN 방송화면 캡처

9일 세종시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큰 화재가 발생하자 지나가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차량 폭발 직전 운전자 A 씨가 구조됐다.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세종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A(36) 씨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전기차는 전소돼 소방서 추산 88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 불은 소방당국이 장비 17대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화재는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발생했다.

운전자 구조에 나섰던 B 씨는 이날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난 차량 불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 씨는 "퇴근길에 차 사고가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A씨 차량에)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며 "112와 119에 신고하고 소화기가 있어서 불을 꺼주러 갔는데 차 안에 있던 사람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 남성 4명이 창문을 깨부수고 뒷좌석 문을 재껴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면서 "겨우 꺼내고 동승자 없는 걸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폭발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운전자)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운전 조심하시고 전기차는 더 조심해라. 무섭다"며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젖힌 용감한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 충격으로 전기차 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