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들, 줄줄이 여당 지도부 출사표
‘가세연’ 김세의도 최고위원 출마 의사
‘건희사랑’ 강신업, 26일 당대표 출정식
“국민의힘, 극우화 이미 시작” 진단도
극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국민의힘에 내민 전당대회 출사표가 주목받고 있다. 100% 당원투표로 전당대회 선거 규칙(룰)이 바뀐 데다, 유력 당권 주자와 유튜버 출신 후보 간 스킨십도 늘어난 영향이다. 당내 인사들은 선거 흥행을 유발한다는 긍정 평가 한편에 당의 극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선거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신 대표는 “체제 파괴 세력과의 전쟁에서 완벽하게 승리해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며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신의한수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가 147만명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예고한 유튜버는 신 대표만이 아니다. 구독자 수 84만명인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 대표도 앞서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가세연은 과거 이준석 전 대표의 성비위 의혹을 제기한 보수 성향 채널이다. 2020년 총선 당시엔 신의한수와 나란히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해말 국민의힘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 역시 유튜브 채널 ‘강신업TV’ 운영자이다. 강 변호사는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판기념회 겸 당대표 출정식을 한다.
유튜버들의 출마를 놓고 당내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전당대회 흥행을 이끄는 요인으로선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당선되면 당이 극우화될 것이란 걱정도 많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이날 “구독자가 100만명이라고 100만명의 지지를 받는 게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80만 가량 당원 가운데 기성 정치 경험이 적고 성향이 과격한 인물의 손을 들어줄 사람은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유튜버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들은 지난해 전당대회 룰 개정을 근거로 든다. 100% 당원투표 선출 방식인 만큼 당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여론조사를 30% 반영한 이전 전당대회와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보수·극우 당원의 비중에 따라 극우 유튜버의 약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들 유튜버는 방송 시청자에게 입당을 권유해 왔으며, 지난 연말엔 보수 기독교계에서 조직적인 입당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 시기 2030·수도권 당원도 증가한 것으로 전해져, 전체 당원 구성상 보수화 정도는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도 있다. 당권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이날 신 대표 선거캠프 사무실에 축하차 방문해 그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건저낸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으로 평가받는 유력 당권주자가 극우 유튜버의 출마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김 의원의 최근 메시지가 극보수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5% 수준 지지율에 불과한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당원 여론조사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만큼 ‘집토끼’ 겨냥에 주력하려는 결과로 보인다.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개소식에 참석했다.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함께 했다.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신 대표에게 축전을 보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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