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WD 합병논의, 반도체시장 지각변동
불황 골 깊어지자 "합치자"
합병땐 단숨에 삼성 넘어서
과거 D램 불황때 치킨게임
15개 업체가 3개만 남아
'반도체 빙하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 4위 기업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논의가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 반도체 불황기에는 경쟁사 간 '치킨게임'이 격화하고, 경쟁에서 밀려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다른 기업에 흡수되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어지자 낸드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10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낸드 시장 2위인 키옥시아와 4위인 웨스턴디지털은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낸드 기술 개발, 생산시설 운영 등에서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1.4%로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18.5%), 웨스턴디지털(12.6%), 마이크론(12.3%)이 2~5위권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한다면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단숨에 삼성전자마저 위협할 수 있는 규모로 커진다.
아직까지 두 회사 간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두 회사 간 합병에 반도체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과거 불황기에 반복됐던 시장 재편의 역사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재편은 그동안 D램 부문에서 벌어졌다. 대표적인 시장 재편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이어진 '반도체 대공황기'에 진행됐다. 당시 PC 시장에서 활황을 경험했던 반도체 기업들은 앞다퉈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PC 수요 감소로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에 직면했다. 당시 일본 D램 기업들은 NEC가 중심이 되는 엘피다메모리로 통합되거나 D램 사업에서 철수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하이닉스반도체로 통합됐다. 이에 따라 1990년대 15개에 달했던 D램 업체는 현재 3개로 재편됐다.
과점 체제로 정리된 D램 시장에 비해 글로벌 낸드 시장은 아직 5개 기업이 경쟁 중이다. 이에 본격화하는 반도체 불황기를 맞아 시장이 재편될 여지가 작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관측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출혈이 불가피한 '치킨게임'에서는 덩치가 큰 기업이 경쟁에서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이 주목을 끄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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