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사표 낸 나경원, 요동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출 탕감 정책 관련 대통령실과 갈등이 영향
"확정된 것 없다"지만 당대표 출마 초읽기 관측
여론조사 1위 후보 등장에 판세 출렁일 듯
[이데일리 경계영 송주오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대통령실에 전격 사의를 표하면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판도가 흔들린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당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로 출마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다. 친윤 진영의 당권주자로 떠오르던 김기현 의원이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운명공동체를 자처한 안철수 의원 등 주요 당권 주자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대통령실과 갈등’ 나경원 사의…“당대표 출마 더 생각해보겠다”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부위원장직 사의를 전했다.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는 것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들은 바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의 표명은 최근 저출산 대책을 두고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빚은 갈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대책 가운데 하나로 대출 탕감 정책을 언급했지만 이튿날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 전혀 맞지 않고 나 부위원장의 개인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나 부위원장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당장 추진할 계획이 아니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뿐 아니라 나 부위원장은 이날로 예정돼있던 국민의힘 제주 당원 교육이 하루 전 돌연 취소되며 더욱 구석에 몰리는 형국이 됐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한 점 역시 사의 결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우연찮게 봤고 개인적 얘길 했다”고 했지만 당대표 출마를 두고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정무직을 내려놓으면서 당대표 출마 선언 시기도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다음달 2·3일 진행하기로 한 만큼 나 부위원장도 당초 이달 말께나 출마 여부를 공식화할 것으로 점쳐졌다. 나 부위원장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도 이철규 의원과 만난 후 당대표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좀더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등판할 가능성이 커지자 당권주자 경쟁 구도는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과 비윤, 수도권과 영남권으로 각각 갈리는 상황에서 여론조사에서의 당원 지지도 1위, 수도권 지역구 등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전대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표출한 만큼 친윤 진영 후보로 나설 수 있을진 미지수다. 친윤계로 꼽히는 김정재·유상범 의원 등은 나 부위원장의 당대표 불출마를 압박했다. 더욱이 이미 친윤 진영의 당대표 후보는 권성동 의원이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김기현 의원으로 교통 정리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오후 경기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 모인 당권주자들은 나경원 부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의원은 “(나 부위원장이) 합리적 결정을 할 것”이라며 “이미 벌써 김기현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나 부위원장과) 싸우고 이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도권 대표론’으로 ‘안윤’(안철수·윤상현) 연대 가능성을 보인 안철수 의원은 “안타깝다”면서도 “당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총선)에 수도권에서 이기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윤상현 의원도 특정 후보의 중도 하차시 이탈표 흡수에 대해 “수도권 대표론은 대세”라며 “수도권 대표론에 부합하는 사람이 별로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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