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논란 후 결방 2주, 돌아온 건 1분도 안 되는 사과문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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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논란이 일고 2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희석시키지 못하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약칭 결혼지옥)'이 지난 9일 새해 첫 방송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제목조차 '오은영 리포트'일 정도로 '결혼지옥'은 오은영 박사의 위상과 그의 전문성, 그를 향한 국민적인 호감과 신뢰도에 전적으로 기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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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논란이 일고 2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희석시키지 못하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약칭 결혼지옥)'이 지난 9일 새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2주 간의 결방 끝에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3.9%를 기록하며 전보다. 0.7%P나 하락했다. '고스톱 부부' 편에서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달궈진 비판 여론이 아직 식지 않은 여파다.
문제의 '고스톱 부부' 편에서는 사연자 부부 중 남편이 아내가 전혼 가정에서 데려온 7살 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엉덩이를 찌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아동 성추행'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을 향한 비판에 폐지 요구가 빗발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심의 민원도 쇄도했다. 심지어 사연자 부부 거주지의 관할 경찰에 관련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결혼지옥' 제작진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시청자에게 사과했고, 오은영 박사도 그의 의견이 충분히 수용되지 못한 것을 알리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결국 MBC는 2주 동안 '결혼지옥' 결방을 결정했다. 이후 해가 바뀌며 '결혼지옥'이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논란 직후 이어진 첫 방송인 만큼 방송은 제작진의 사과문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고스톱부부 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확히 어떤 장면이 왜 문제였는지 설명이 전무하고, 시청자 반응을 의식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다시금 비판을 샀다.
이 가운데 떨어진 시청률보다 '결혼지옥'에 뼈아픈 건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의 명성에 기댄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제목조차 '오은영 리포트'일 정도로 '결혼지옥'은 오은영 박사의 위상과 그의 전문성, 그를 향한 국민적인 호감과 신뢰도에 전적으로 기대왔다. 그러나 아동 성추행 논란을 계기로 프로그램에 오은영 박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오은영 박사의 이미지를 믿고 보기에 제작진의 인지 감수성이 그에 준하지 못한다는 비판점이 주홍글씨처럼 새겨졌다.
가뜩이나 '결혼지옥'의 기존 방송을 두고 자극에 자극을 더한다는 구성이 강한 비판을 사고 있던 바. 프로그램의 불쾌감을 지우기도 전해 발생한 연이은 비판지점들이 '결혼지옥'을 넘어 오은영 박사를 향한 호감마저 깎아먹는 모양새다. 그나마 2주 간의 결방 기간 '결혼지옥'의 변화를 기다린 시청자들도 아쉬움을 보내고 있다. 인격과 인지 감수성에 어느 때보다 민감한 시대, 전보다 따끔해진 시선 만큼 시청자들은 작은 변화도 잡아내고 기다릴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 1분도 안 된 사과문에 일말의 기대와 기다림마저 무색해졌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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