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브라질 폭동의 씨앗, 트럼프 캠프가 직접 뿌렸다 [나우,어스]
보우소나루 아들이 트럼프 전략가 배넌 만나
美 언론 “배넌, 선거조작 음모론 전략 전수”
“민주주의 모범 美가 선거 부정주의 수출” 비판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2021년 1월 6일 트럼프주의자들의 의회 공격이 있은 지 2년 만에 브라질 수도에서 판박이처럼 똑같은 폭동이 일어났다. 두 사건의 이면엔 트럼프 캠프의 핵심 전략가들이 ‘선거 부정 음모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시내에서 대선 결과의 조작을 주장하며 야영하고 있는 전직 호텔 노동자 완더레이 실바는 “도널드 트럼프는 조작된 선거로 쫓겨났고 나는 의심할 바 없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지난 9일의 브라질 폭동과 지난 미국 의회 공격과의 유사점을 지적하며 “미국 민주당이 미국 의회의사당 공격을 연출한 방식을 이대로 재연했다”며 폭동의 책임을 미국 민주당에 돌렸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실바와 같은 내용의 부정 선거 주장을 수개월째 반복해왔고 이를 와츠앱과 텔레그램 그룹채팅을 통해 빠르게 확산시켰다. 많은 이는 전자투표기의 소프트웨어가 선거 결과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실바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조작됐다고 믿었다. 폭동에 참가한 시위대가 “(투표기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폭동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공격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최대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해설자 구가 샤크라는 “트럼프가 없었다면 브라질에 보우소나루도 없었을 것이고, 미 의회의사당 공격이 없었다면 이번 공격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 내면 깊숙이 자리한 선거 결과에 대한 음모론은 보우소나루 측이 철저한 계산 아래 심은 것이며, 이는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21년 9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가 미국 사우스다코타 수폴스를 방문해 트럼프 전 최고 고문인 스티븐 K 배넌을 포함한 트럼프 그룹을 만난 것에 주목했다.
에두아르두는 배넌과 전 트럼프 고문이자 소셜미디어업체 게터(Gettr)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슨 밀러와 점심회동을 통해 선거 조작을 주장하는 방법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자투표기 조작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주장하는 사이버보안 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아버지가 브라질 전자투표기 해킹방법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상회의를 통해 보우소나루 부자에게 “중국이 브라질의 선거를 방해하는지 지켜보라”며 이들의 음모론을 부추겼다. 이후 배넌은 자신의 워룸(War Room) 팟캐스트를 통해 “투표기계가 선거를 훔치는 경우에만 보우소나루가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선거 조작론에 불을 지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후 직접 유튜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선거 조작론을 제기했다. 자신이 집권한 2018년 대선 역시 선거 조작이 없었다면 결선투표 없이 압승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농촌지역의 유권자 표가 집계되지 않았다거나 투표기계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해커의 동영상을 내보내는 방식이었다.
브라질 연방경찰과 기술전문가들이 그의 주장에 근거가 없으며 해킹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제이슨 밀러가 운영하는 게터와 또 다른 극우 소셜미디어 팔러(Parler)는 그의 주장을 빠르게 확산시켰다.
선거 직전인 지난해 9월 “내 득표율이 60% 미만일 경우 선거기관에서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43%의 득표율로 룰라 다실바 후보에 패배했다. 이후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 조작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근거는 제시하지 못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을 피해 미국 플로리다로 도주했다. 그의 주장을 믿은 지지자들이 군부에 개입을 요구하며 군 부대 앞에서 야영을 하는 동안 그는 침묵을 지켰다.
언론인이자 소련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폭로한 ‘굴라크: 소련 강제수용소의 역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앤 애플바움은 “트럼프 주변의 남성들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범을 보인 전통을 깼다”면서 “(그들은) 헌법과 법치주의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독재와 반란, 혼돈을 지지하고 있고 이는 소셜미디어 트롤링 캠페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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