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채권기사 쉽게 이해할수 있게 써 … 그런 것이 실력"
◆ 매경 독자위원회 ◆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2022년 11~12월 평가회의가 최근 서면으로 진행됐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독자위원장),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주부 황혜영 씨, 대학생 강희원 씨 등 5명의 독자위원이 이메일로 의견을 보내왔다. 주요 의견을 소개한다.
◆ 美 연준 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국의 환율 변동과 투자 시장 동향 등 다각적인 정보가 제공됐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거시적 이해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
'"금리 정점 더 높게" 美 파월 매파본색'(11월 4일 A1·4면 보도)과 '물가·통화가치 잡자니 경기침체 불보듯…'트릴레마'빠진 세계'(11월 14일 A28면 보도)는 고금리 국면과 주요 국가들의 정책을 보여주는 좋은 기사였다. '전세계 불황으로 밀어넣는 美…과격한 금리인상 자제해야'(11월 7일 A5면 보도)는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라는 두 가지 피벗 포인트를 짚어줘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요인이 무엇인지, 두 달 연속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더 하락했음에도 왜 연준이 매파적으로 계속 기준금리 인상을 천명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찾기 어려웠다. 실물경제와 매크로 부문에서 퀄리티 높은 기사가 많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 등 금융경제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적었다.
◆ 반도체값 하락과 무역적자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 둔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등 무역적자 원인이 다뤄졌다. 특히 9월까지의 무역적자는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입액 증가에 기인했지만, 11~12월의 무역적자는 발생 원인이 수출 감소였다는 점을 강조해 무역적자 장기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리스크를 다각적으로 제시했고,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대응 전략 수립의 필요성과 정부 정책 방향까지 제시했다. '위기의 K반도체' 시리즈는 세계 반도체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소개하고 정부와 국회의 미비한 대응을 지적하는 등 건설적 비판을 제시했다. '韓 수출마저 2년만에 줄었다…'맏형' 반도체도 17% 뚝'(11월 2일 A8면 보도)과 '11월 수출 '-14%' 쇼크 화물연대 파업에 이중고'(12월 2일 A1·4면 보도)는 수출 감소의 심각성과 관련 분야 대응책을 도표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반도체 가격이 언제 반등할지, 대중 무역적자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향후 원화값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이 더 악화될지, 세계 경기의 회복으로 상황이 호전될지 등 수출 전망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도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에 비해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들에 대한 기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 금융시장 경색
채권 시장 경색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정부, 기업, 가계의 시선에서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레고랜드·흥국생명 사태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심층적으로 보도해 경각심을 줬다고 생각된다. 채권 기사는 경제 기사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은 소재이고, 그만큼 쓰기가 쉽지 않다. 독자와 전문가 모두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했다고 평가한다. 신종자본증권 , MBS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가된 점도 도움이 됐다. 제2의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매일경제신문이 제시했으면 좋겠다.
◆ 부동산 가격 하락
거래 절벽 현상,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규제지역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장 활성화 정책 또한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은 5% 이상 가격 '뚝''(11월 22일 A22면 보도)과 '건설정책硏 "집값, 내년에 바닥 찍고 'L자형' 저점 유지"'(11월 30일 A25면 보도)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고금리 국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집값 거품이 꺼지면서 나타나는 장기적 현상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제시해 유익했다. '종부세 내는 국민 27만명 폭증'(11월 8일 A1·3면 보도)은 법조계 의견을 들어 종부세의 위헌성을 지적한 점이 돋보였다. '상경계 교수 68% "종부세 불합리"…징벌적 과세 개편 촉구'(11월 23일 A4면 보도)는 정치 논리로 조세 정책이 좌우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꼬마빌딩 리모델링 노후 대비 투자로 '굿''(11월 5일 A14면 보도)은 재테크 정보로 유익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부동산 경기가 더 심각하다고 하는데 기사가 수도권 부동산에 편중됐다.
◆ 가상자산 시장 붕괴
FTX 사태발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을 선제적으로 풍성하게 보도했다. 유동성 위기 발표부터 파산, 코인지갑 해킹까지 주요 사건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전달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해 현명한 투자를 독려하고, 건전성 강화를 위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시해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FTX 파산 후폭풍'을 주제로 다룬 지면은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보도했다. ''코인런'에 세계3위 거래소 인출중단'(11월 10일 A1면 보도)은 코인런 사태의 원인과 과정, 이에 따른 금융시장 위기를 설명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고, '코인 담보대출 받아 몸집 불리기 'FTX 사업 모델' 한국에도 있다'(11월 14일 A6면 보도)는 위믹스 등 국내 코인 산업의 위험 요소들을 제시해 독자들이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된다. '중국계 바이낸스 공격에…결국 무릎꿇은 미국계 FTX'(11월 10일 A3면)가 FTX 사태가 발생한 원인을 미국과 중국의 가상자산 시장 대결로 본 것도 신선했다.
다만 코인 시장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코인런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글로벌 코인 규제가 시작될 경우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기사가 적어 아쉬웠다.
◆ 화물연대 파업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산업의 전방위적 피해를 심층적으로 전달했고 해당 사안에 대한 여야 입장도 다각도로 조명했다. 다만 당사자인 화물연대 측 목소리는 거의 담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이태원 참사
진보·보수 언론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비교적 해당 사안을 객관적으로 다뤘다고 생각된다. 불필요한 논란에 가세하지 않았고 경찰과 행정당국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지적했다.
◆ 야권 수사
대장동 비리 의혹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심도 있는 보도가 이어졌다. 여야 의견을 종합적으로 서술하고 독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실관계 중심의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
◆ 매경이코노미&매경럭스멘
매경이코노미의 '금융發 경제위기 2008 vs 2022'(11월 2~8일)는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시의적절하게 분석했다. '부동산 정책 대전환…째깍째깍'(11월 9~15일)은 역대 부동산 정책에 따른 부동산 가격 흐름을 그래프를 통해 알기 쉽게 제시했다. '네이버도 무신사도 속속 참전…중고 시장 빅뱅'(11월 23~29일)은 소비자의 의식 변화, 새로운 시장을 엿보는 기업의 움직임, ESG의 영향력을 소개해 시장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OIL MONEY, 빛과 그림자'(11월 30일~12월 6일)는 네옴시티 사업의 문제점과 전 세계 벤처 버블에 오일머니가 끼친 영향 등을 심도 있게 지적했다.
매경럭스멘의 '에너지 전쟁 시대'(11월호)는 각국의 에너지 수급 동향과 대체 에너지 개발, 국가 간 자원 갈등을 유기적으로 설명해 전문성 높은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에너지위기에 따른 업계 동향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투자 전략을 함께 제시한 점이 유익했다. '올해의 기업인상'(12월호)은 수상 기업인을 자세히 소개해 귀감이 될 만한 기업 경영 철학과 비전을 전달했다.
[김형주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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