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기업들 "단기비자 중단 영향 제한적…사태 장기화 땐 우려"

하지나 2023. 1. 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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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 코로나 확산 우려로 관광 수요 미미
기업 中출장 막히지만…"당장 큰 영향 없어"
한·중 관계 악화-사태 장기화…'예의주시'

[이데일리 하지나 손의연 이다원 기자] 중국이 한국 입국자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향후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한 중국발 입국자들이 입국장 게이트 안쪽에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中 관광 수요 無…항공·여행 “더 악화할 것 없다”

10일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계속 악화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특별히 더 타격을 입을 건 없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는 올해 1월부터 중국 노선 증편을 계획했지만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으로 중국 노선의 증편을 취소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1월 중국 노선을 주 15회로 늘리려고 했다가 기존 주 9회를 유지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2월 중국 노선 증편 계획을 보류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중국 노선은 상용(비즈니스) 수요가 대다수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우려로 관광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운항하는 노선은 주 1~2회 수준”이라면서 “중국이 단기비자 발급을 제한했는데, 비즈니스 목적으로 오가는 이들은 기한이 수년인 복수비자를 받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부터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인 셈이다.

“주재원 비자도 문제 없어…당장 큰 영향 없을 듯”

하지만,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나가 있는 한국 직원들의 경우 단기 비자인 경우보다는 취업(주재원) 비자를 받아서 장기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중국 대사관 밖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중국은 중국인 여행객들에 대한 한국의 여행 제한 조치에 대응해 한국인들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AFP)
중국에 생산·판매법인이 있는 식품회사들도 당장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통상 현지 생산 또는 판매 법인 근무 인원은 중국 내 상주하기 때문에 단기비자와 관계가 없다”며 “비자 자체가 달라 단기비자 발급 중단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수출의 경우에도 사람이 직접 오가지 않고 물량만 현지에 보내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쪽도 당장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 B업체는 “판로를 만들어 놓은 거래선과는 주로 위챗(중국 1위 모바일 메신저)을 이용해 논의하기 때문에 출장을 가지 못하는 여파가 크지는 않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2번씩 출장을 갔지만 이후에는 직접 출장을 가지 않았다. 물론 그 여파로 중국 수출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여행업계 “사태 장기화 땐 봄 성수기 장사 놓칠 것”

다만 한중 관계가 더 악화하거나 현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커질 수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 2월은 중국 여행 비수기인데다 항공노선도 일부만 복원된 상황인데다 중국 내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실제 여행상품 예약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봄 성수기 장사를 놓칠 수 있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 디스플레이업체 관계자도 “중국 공장에 주재원으로 나간 경우 외에도 3~4개월씩 단기로 출장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단기 비자가 중단되면 출장자가 나가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맞다”면서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일단 전국 지방청 수출지원센터에서 중소기업들 애로사항을 접수를 하고 외교부나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같이 협의를 해서 최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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