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키나와에 '해병연안연대' 창설하려는 이유

박희준 2023. 1.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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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유사시 일본 남서부 섬들을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 해병대를 2025년까지 개편해 신속대응부대를 창설한다.

일본이 난세이제도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해병대가 오키나와에 MLR을 창설하려는 것은 중국이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 주변 수역에 군함을 파견하고 중국 해경(CCG) 함정이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등 군사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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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3사단 3연안연대(MLR) 전투단 소속 병사들이 지난해 10월 말 하와이에서 대전차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현에도 MLR을 창설할 방침이다. /미해병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미국 정부가 유사시 일본 남서부 섬들을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 해병대를 2025년까지 개편해 신속대응부대를 창설한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 근처 일본 남서부에서 억지력과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10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서 지역 분쟁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몇년 안에 '해병연안연대'(MLR)를 창설해 태평양 지역 3곳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군 해병연안연대는 지난해 3월에 처음으로 하와이에 배치됐고 이어 오키나와,괌에 각각 배치될 예정이다.

병력 1800~2000명으로 구성되는 이 부대의 주요 임무는 일본 낙도에 소규모로 파견돼 적의 공격을 막을 교두보를 확보하고 미군이나 동맹국 전함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오키나와 MLR이 오는 2026년까지 준비태세를 갖추고 미사일과 경량장비로 무장하길 원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지난 2020년 당시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 사령관은 향후 10년간 해병대 개편을 담은 '병력 설계 2030(Force Design 2030)' 보고서에서 미 해병대 사단 예하 연대를 MLR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버거 사령관은 당시 중국군의 태평양 접근을 막기 위해 일본 자위대와 긴밀히 협력하는 부대를 원했다. 이 계획의 일부로 미 해병대는 항공기와 야포, 중장갑 병기를 축소하는 대신 미사일과 드론으로 무장한 소규모 분산된 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지난 3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하와이에 MLR을 처음 창설했다.

미국은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여는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해병연안연대의 오키나와 배치 계획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난세이제도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해병대가 오키나와에 MLR을 창설하려는 것은 중국이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 주변 수역에 군함을 파견하고 중국 해경(CCG) 함정이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등 군사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또 유사시 미군의 중국 본토 접근을 막기 위해 지대함 탄도미사일과 함대함 미사일 등으로 반접근지역거부(A2AD) 네트워크를 구축해놓고 있다.

요미우리는 "대만과 오키나와 주변은 전역이 중국군의 미사일 사정권에 있어 전투가 시작되면 중국이 공군과 해군 전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이 이 지역에 전력을 추가로 투입하기 전까지 MLR이 적의 침공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도 대만 유사시 등에 대비해 규슈 남부에서 오키나와섬, 요나구니지마까지 이어진 난세이 제도의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키나와 나하에 있는 육상자위대 제15여단의 병력을 약 2200명에서 3000명 전후로 늘리고 부대를 사단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오키나와에 MLR이 창설되면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훈련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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