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과 거리두기’ 보우소나루, 미국 머물며 병원 입원…브라질로 인도될까
미국에 머물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의 병원에 입원해 있는 보우소나루의 사진이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한 병원의 병상에 누운 본인의 사진을 올리며 “오래된 자상과 관련된 합병증을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내도 인스타그램에 병상에 누워 있는 보우소나루의 사진을 올리며 그가 2018년 대선 유세 도중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후유증으로 입원했다고 전했다.
그가 입원한 날은 브라질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정부청사 등에 난입하며 폭동을 일으킨 다음날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폭동이 발생한 지 6시간 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법에 따른 평화적 시위는 민주주의의 일부”라면서 “하지만 좌파가 2013년과 2017년에 했던 것처럼, 그리고 오늘 일어난 것처럼 공공건물을 파괴하고 침입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곧이어 두 번째 트윗을 올려 “나는 임기 내내 항상 법, 민주주의, 투명성, 그리고 우리의 신성한 자유를 존중하고 수호했다”면서 이번 폭동에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초접전을 벌인 끝에 패배한 후 줄곧 결과에 승복하지 않다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인 12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각종 부패 혐의와 코로나19 팬데믹 부실 대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인만큼 수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 의회 내에서는 미국이 보우소나루의 도피처가 돼서는 안된다며 당장 그를 브라질로 송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브라질 폭동을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던 사태와 연관시키며 “미국은 국내 테러를 조장한 권위주의자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말고 보우소나루를 브라질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국가 원수와 외교관 등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외국공무원 비자로 입국한 사람은 30일 이내에 출국하거나 더이상 공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이민 신분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아직 보우소나루 비자나 인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인도해달라는 브라질의 공식 요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신병인도 요청을 받는다면, 항상 하던 식으로 처리할 것이다. 요청을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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