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스타트업 성공은 지금부터” 실리콘밸리에 600명 모인 이유
“미국은 생각보다 불평등한 사회다. 학연, 인종에 따라 자기네들끼리 돕는다. 한인들도 이런 생태계를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다.”
9일(현지시각) 오후 미 실리콘밸리 플러그앤플레이에서 열린 ‘82스타트업 서밋 2023′에서 이기하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대표 겸 82스타트업 대표가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82스타트업은 미국에 진출한 한인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커뮤니티다. 이날 행사엔 실리콘밸리의 한인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 한국에서 온 스타트업 관계자 등 600여명이 모였다. 코로나 이후 첫 대규모 오프라인 모임으로, 지난 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를 마치고 온 사람도 많았다.
행사장 앞에는 알고케어, 플릿업 등 한인 스타트업 30여곳이 부스를 차리고 제품 소개에 열중이었다. AI(인공지능) 맞춤 영양제 조합 서비스인 알고케어의 김광태 헬스 R&D 리드는 “CES에서는 주로 바이어나 유통사가 제품에 관심을 보였는데, 여기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82스타트업 행사에서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했다.
82스타트업은 2018년 10월 한인 창업자끼리 함께 밥을 먹으며 네트워킹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기하 대표는 “이스라엘엔 이스라엘 창업자에게만 투자하는 VC(벤처캐피털)가 20개가 넘는다”며 “82스타트업은 2018년 10월 10명이 점심을 먹는 모임에서 시작해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고 했다. 2020년에도 82스타트업은 서밋 행사를 개최했는데 당시엔 300여명이 참석했다. 3년 사이 참석자만 2배가 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선 윤송이 NC소프트 사장, 남태희 스톰벤처스 창업자, 존 남 스트롱벤처스 창업자, 김제욱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 부사장, 허태홍 GS퓨처스 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 사장은 “놀이와 탐색은 혁신의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신기술이 게임에 먼저 적용되고 점차 산업적으로 확산되는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생성형 AI도 게임 메타버스에서 가장 먼저 어플리케이션을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게임 세상에서 먼저 점검되고 발전된다. 각자 나침반을 갖고 미래를 만들어가라”고 말했다. 남태희 대표는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학적 방법으로 이를 구현하는 제품 플레이북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혹한기 생존 비법 공유해
김제욱 부사장, 존 남 창업자, 허태홍 대표 3인은 혹한기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부사장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어려울 것이지만 극초기 투자 단계는 이러한 혹한기에 덜 노출됐다”며 “시장에 맞는,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날카롭게 정의하고 내놓는 업체에겐 기회가 충분하다”고 했다. 존 남 창업자는 “생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최악의 경우 정리해고도 해야 한다. 이런 결정을 미루지 말고 하려면 지금 하라고 조언한다”며 “무리하게 해외 진출하려는 한국 창업자에게는 ‘요즘은 거기 있어라. 글로벌 시장은 더 우울하다’고 말한다”고 했다. 허태홍 대표는 “현재 어려운 시간인 것은 맞지만, 시장의 돈은 얼리스테이지 스타트업으로 향할 것이고,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내내 진행된 행사에는 카카오에 매각된 타파스를 세운 김창원 창업자, 유니콘인 센드버드의 김동신 대표 등도 무대에 올랐다. 여러 스타트업들의 발표도 이어졌다. 저녁에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들 사이의 네트워크 파티가 열렸다.
한국에서 행사를 위해 참석했다는 이지애 KB인베스트먼트 KBFC투자그룹 그룹장은 “한인 스타트업들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자리였고, 투자자 입장에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기하 대표는 “한인 스타트업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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