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달 선생’ 베일이 남긴 명장면 ‘베스트 5’
'마법의 왼발'이자 '치달(치고 달리기)의 달인' 개러스 베일(34)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베일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위대한 전설에게 감사와 존경, 애정을 전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베일은 숱한 명장면을 연출하며 축구 팬들에게 기쁨을 줬던 21세기 축구 스타 중 한 명이었다. 베일이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장면 5가지를 꼽아본다.
■2010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인터밀란전 해트트릭
베일은 21살이던 2010-2011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인터밀란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베일의 소속팀 토트넘은 비록 3대 4로 패했지만 세 골을 넣은 베일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폭발적인 질주로 '세계 최고의 풀백'이라 불리던 마이콩이 버틴 측면을 허물었는데 비슷한 패턴으로 연달아 득점해 화제가 됐다. 마이콩을 '자동문'으로 만들어버린 베일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2014년 스페인 국왕컵 '엘 클라시코' 결승 골
베일은 8,600만 파운드(약 1천301억 원)라는 2013년 당시 역대 최고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다. 스페인 무대 데뷔 시즌인 2013-2014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바르셀로나와의 국왕컵 결승전에서 나왔다. 당시 베일은 1대 1로 맞선 후반 40분 특유의 스피드를 자랑하며 80여 m를 달린 끝에 극적인 결승 골을 터트렸다. 공을 찬 뒤 터치 라인 밖으로 둥글게 돌아서 뛰는 이른바 '치달' 솜씨를 뽐내며 수비를 제치는 모습은 팬들의 기억에 여전히 생생하다.
■2016년 '유로 2016' 잉글랜드전 프리킥 골
베일은 웨일스 대표팀 사상 A매치 최다 출전(111경기)과 최다 득점(41골)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선 웨일스를 64년 만에 본선으로 이끌었고 미국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도 올렸다. 그래도 '캡틴' 베일이 가장 빛난 대회는 '유로 2016'이다. 베일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웨일스를 유럽 4강에 올려놓았는데 조별리그에서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든 시원한 왼발 프리킥은 베일의 국가대표 골 중 '최고'로 꼽힌다.
■201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오버헤드킥 골
베일 하면 축구 팬들이 가장 먼저 기억에 떠올리는 골이다. 베일의 완벽한 왼발 오버헤드킥은 '레알 마드리드 선배' 지단의 2001-2002시즌 왼발 발리슛과 함께 '별들의 전쟁' 결승을 빛낸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기억된다. 당시 '로테이션 멤버'로 전락했던 베일은 환상 골로 설움을 씻으며 결승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3대 1 승리를 이끈 베일의 두 골은 리버풀 골키퍼 '카리우스의 눈물'과 함께 챔스 역사에 길이 남았다.
■202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전 손흥민 도움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베일이 2020-2021시즌 '친정팀' 토트넘으로 임대를 와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다. 이른바 'K(케인)-B(베일)-S(손흥민)' 라인의 가동인데 베일은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21년 3월 번리전에서 삼각편대인 'KBS' 라인은 3골 3도움을 합작하게 된다. 이날 손흥민은 베일의 두 골을 모두 도왔는데 두 번째 골은 두 선수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손흥민이 왼쪽 진영부터 공을 몰고 가면서 번리 수비진을 끌어모았고, 절묘한 오른발 아웃프런트 패스로 오른쪽에 홀로 있던 베일에게 내주자 베일이 장기인 멋진 왼발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때 한솥밥을 먹은 인연 덕분인지 손흥민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베일의 인생의 2막에도 행운이 따르길 기원한다'는 작별 인사를 건넸고, 베일은 '고마워 쏘니(손흥민의 애칭)'라는 답변으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박선우 기자 (bergkam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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