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복귀작, 제 인생 꾹꾹 눌러 담았죠"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3. 1. 10. 1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이프덴' 주연 정선아
"사랑받지 못할까봐 걱정
무사히 첫공연후 펑펑 울어"
【사진 제공=팜트리아일랜드】

결혼 생활 마침표를 찍고 돌아온 뉴욕에서 뮤지컬 '이프덴'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얼핏 사소해 보였던 결정은 '리즈'와 '베스'라는 양 갈래의 삶으로 갈라져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서로를 이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선아(39)는 무대 위 주인공과 똑 닮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임신과 출산을 거쳐 1년6개월 만에 돌아온 그는 "뮤지컬 이프덴은 인생 2막에서 운명같이 찾아온 작품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열아홉 살 때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던 순간보다 이번 복귀 무대가 훨씬 떨렸던 것 같아요. 첫 공연 커튼콜이 끝나자 '나 복귀했어'라고 외치며 펑펑 울었어요. '관객들이 날 잊지 않고 기다려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인생에 박수를 쳐주시는 것 같았거든요."

2002년 '렌트'로 뮤지컬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정선아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비혼주의자였던 그는 엄마가 되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났다. 그는 "'예전만큼 관객에게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너무 컸다"면서도 무대에 돌아오니 배우로서 한 발짝 성장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싱글이었다면 무서워서 못했을 작품"이라며 "굳이 연기 모드로 바뀌지 않아도 내 삶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감정이 올라온다. 제 뮤지컬 인생을 꾹꾹 눌러놓은 작품같다"고 털어놨다.

20년간 한결같이 무대에 서온 그가 선택의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믿음'이다.

그는 "뮤지컬이란 길을 20년간 꾸준히 걸어오면서 쌓아온, 나에 대한 '믿음'을 지켜내는 배우이고 싶다"며 "관객의 기대, 동료들과의 의리 등 무엇 하나 빠뜨리지 않는 책임감으로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선택한 길의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미래를 내다볼지 물었다. "당연히 저도 보고 싶죠. 그렇지만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니까요. 선택한 순간에 집중하면서 걸어가는 수밖에요.(웃음)"

브로드웨이 초연작인 공연은 탄탄한 배우들과 연출진의 조합으로 개막 직후 관객에게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엘리자베스 역에 정선아·박혜나·유리아가, 상대역 루카스 역에 에녹·송원근 등이 출연한다. 다음달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이 열린다.

[고보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