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가격, 한국보다 2000만원 저렴...아예 직구?

김래현 기자 2023. 1.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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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성장 목표치 미달…中에선 판매 부진
"할인 제공해도 판매량 회복 당분간 어렵다"
되레 국가별 할인 차별로 고객 원성만 커져

[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2022.07.16.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차로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테슬라의 원대한 목표가 꼬이고 있다. 이 목표의 첫 단계인 전기차 사업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 타개책으로 가격 할인을 내세웠지만 국가별로 할인율을 달리해 예비 고객들로부터 더 원성을 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2번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이처럼 적극적으로 할인에 나서는 이유가 급격한 '판매 부진' 탓이라고 본다.

테슬라 中 시장 집중 공략…韓·美보다 할인폭 키워

테슬라는 자사 중국 웹사이트를 통해 모델 3와 모델 Y 등 모든 차종 가격을 종전 할인율인 6% 대신 13.5%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차종 중 가장 저렴한 모델 3 가격은 26만5900위안(4870만원)에서 22만9900위안(4214만원)으로 656만원(13.4%) 낮아졌다.

모델 3는 한국에서는 지난 6일 기준 6434만원에 팔리고 있다. 테슬라가 똑같은 차량을 중국에서만 34.5%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금액으로 2000만원 이상 한국이 더 비싸다.

테슬라는 미국 판매 가격과 비교해도 중국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하다. 미국보다 중국에서 무려 1925만원(32%) 싸기 때문이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델 3의 미국 판매가는 4만9390달러(6139만원)에 달한다.

테슬라 지난해 목표치 미달…中 판매 침체 '심각'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판매 실적은 연간 50% 성장하겠다는 당초 목표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가 2022년 고객에게 판매한 전기차는 131만대로 전년보다 40% 늘었지만 당초 목표인 50%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테슬라 중국 판매량은 5만5796대로 전달보다 44% 급감했다. 이는 전년 동기로도 21%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중국 판매 부진이 심각해지자 '할인율 확대'라는 결정적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본다. 실제 지난해 테슬라의 경쟁 상대인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의 판매 실적은 테슬라의 4배가 넘는 23만4598대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테슬라 성적표는 앞으로도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경쟁 상대가 선방하고 있어서다. 중국 리지차(Geely)의 프리미엄 전기차 자회사인 지커(Zeekr)는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량 7만2000대로 테슬라를 훨씬 앞섰다. 지커 001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크로스오버를 비롯한 테슬라 고급 모델과 비교할 때 가격과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테슬라 차별 할인으로 예비 고객들 원성 커질 듯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당분간 테슬라 가격 인하를 지속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급진적 금리 상승이 신차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량 성장을 위해서는 테슬라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테슬라가 중국에서만 가격 인하폭을 키워 다른 국가 고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테슬라는 한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가격 인하에 나섰지만 현재 모델 3 한국 판매가는 6434만원에 달한다. 모델 Y도 849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이전 가격보다 600만~1100만원 정도 낮아진 것이지만 중국 할인률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일본과 호주에서도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모델 3과 모델 Y 가격을 10% 내렸다.

테슬라의 이 같은 차별 할인은 테슬라 예비 고객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진단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가격을 너무 내리다 보니 기존에 테슬라를 산 고객들이 매장에 난입할 정도로 거부감이 컸다"며 "중국 사람들끼리도 저렇게 느끼는데 한국과 중국의 가격 차이를 한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첫 차로 테슬라를 구입하려던 김모(35)씨는 "아예 관세를 내고 중국에서 테슬라를 직구입하는 게 더 저렴할 것 같다"며 "테슬라가 한국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큰 폭 할인에 나섰지만 실제 판매량 인상으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모건스탠리는 이미 테슬라의 올해 판매 계획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년간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지만 올해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며 테슬라 목표주가를 330달러(약 40만원)에서 250달러(약 31만원)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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