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40여명과 함께 한 이재명···“김건희도 소환조사해야”

탁지영·신주영·김태희 기자 2023. 1.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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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 50여명을 대동한 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성남지청 정문 앞 왕복 10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이 대표 지지단체 집회와 맞불 집회로 갈라졌다.

이 대표 출석 전인 이른 아침부터 성남지청 정문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이 대표 지지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와 지지자 500여명(경찰 추산)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재명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이재명이다’‘정치검찰 OUT! 진실이 승리합니다’ ‘뻔뻔하고 대책 없고 기가 막힌 뻔대기 정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내가 지킨다! 이재명!” “우리가 이재명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3·9 대선 당시 이 대표 유세곡이었던 ‘질풍가도’가 집회 내내 울려퍼졌다.

성남지청 정문 건너편에서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경찰 추산)이 맞불 집회를 열고 “이재명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체포하라” “성남시장 이재명 구속하라”는 현수막이 펄럭였다. 경찰은 두 단체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김남국·이해식 사무부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집결했다. 친이재명계, 비이재명계를 가리지 않고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오전 10시쯤부터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이 대표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19분 성남지청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의원, 당직자, 지지자, 경찰, 기자 등이 한데 엉키면서 100여m를 이동하는 데 15분가량 걸렸다. 사진기자 한 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갔다.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는 10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이 찬반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가 오전 10시33분쯤 포토라인에 도착하자 근방에 서 있던 지지자들과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입장문을 발표하려는 이 대표를 향해 한 보수 유튜버가 “검찰 수사 잘 받아라”라고 소리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 파이팅”으로 맞받았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해 “쫄았습니까”라고 말한 사람을 가리키며 “쉿”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포토라인에서 준비해온 원고 8장을 읽으며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원고를 썼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가 입장을 밝히는 10분가량 동안 뒤를 지켰다. 이 대표는 동행한 의원들과 악수하고 지지자들에게 손 인사를 한 뒤 박균택 변호사와 함께 입회했다.

이 대표가 성남지청에 들어간 뒤 당 지도부는 검찰의 편파수사를 성토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경쟁자이자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을 바로잡기 위한 야당 대표 이재명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적 제거에 혈안인 것 아니겠나”라며 “검찰은 이미 기소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끼워맞추기식으로 가는데 향후 법정에서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후원이 아닌 정당한 계약에 의한 광고 집행이었다”며 성남FC 의혹 사건은 제3자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 수사는 왜 안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현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임 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국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이 왜곡하는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남겼다. 김용민 의원은 SNS에 “보복수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야당 대표 소환을 강행한 검찰, 이제는 김건희도 소환조사해야 한다”면서 “한동훈도 답해야 한다. 범죄자와 검찰이 유착한다는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42분 성남지청 건물을 나왔다. 그는 로비에서 대기하던 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 대표는 “충실하게 설명할 건 설명했고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게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 발언 도중 시민들이 “이재명 죄인 고개 숙여!” “이재명은 죄가 없다!” “김건희 특검하라!”고 외치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성남 |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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