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올해 코로나 4년차, '엔데믹' 가능할까
'제로 코로나' 포기 후 확진자 급증 중국 막판 변수
코로나19 유행이 4년 차로 접어든 올해 '팬데믹'(Pandemic)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고착화되는 '엔데믹'(Endemic)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6만 41명 늘어 누적 2959만 9747명이 됐다고 밝혔다. 1주일 전인 지난 3일 (8만 1039명)보다 2만 998명, 2주일 전인 지난달 27일(8만 7576명)보다 2만 7535명 각각 감소했다. 매주 요일별 확진자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요일만 보더라도 이번 7차 유행 초기인 지난해 11월 1일(5만 8359명) 이후 10주 사이 가장 적은 것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87명으로, 전날(109명)보다 22명 적다.
확진자 감소 추세 등으로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작년) 12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확진자 숫자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동향으로 미뤄볼 때 유행 판도를 바꿀 만한 신규 변이가 곧 출현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입국자가 가장 많았던 일본은 BA.5 변이가 검출률 80%를 차지해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유행 변화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유행과 사망자 등 피해 규모가 줄었다는 것이다. 유행의 양상 또한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 초기에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했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여러 종류의 오미크론 계열 변이들이 제각각의 국가에서 서로 다른 시점에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들이 엔데믹으로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여름 BA.5 유행 후 해당 변이의 후손 격인 BQ.1·BQ.1.1이 가을에 유행했고, 현재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가 XBB.1.5가 우세종화를 앞두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BA.5가 여름 후 줄곧 우세종이었다가 최근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렸던 BA.2.75 계열인 BN.1이 점유율을 넓히는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우리나라의 유행변이는 BA.5(38.2%), BQ.1(7.0%), BQ.1.1(5.5%) 등 BA.5 세부계통이 과반(55.2%)이다. 그 외 BN.1과 BA.2.75는 각각 33.3%와 6.7%로 나타났다.
정 위원장은 "베트남·태국은 BA.2.75, 싱가포르·홍콩은 BQ.1,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는 XBB 등 오미크론에서 아류로 변형된 여러 변이들이 각 나라 사정에 따라 춘추전국시대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바이러스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다 발견돼 동태를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유행의 크기가 줄고, 각국의 면역 상황 등에 따라 유행의 시기도, 주도하는 변이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풍토병화, 즉 엔데믹의 초입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소 한두 번 더 특이 변이가 출현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 후보지로는 사회 전반의 면역이 낮은 가운데 3년 간 유지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급격하게 풀며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을 꼽고 있다. '제로 코로나' 폐기 후 확진자가 폭증하는 중국 내 새 변이 출현 여부가 엔데믹을 향한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달 2일 이후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입국 후 유전자 증폭(PCR) 검사, 5일부터는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입국 즉시 공항에서 검사를 받는 단기체류 외국인의 양성률은 등락이 다소 심한 편이다. 지난 4일에는 31.4%까지 치솟았다가 사전 음성확인서가 적용된 5일은 12.6%로 떨어졌다. 이후 6일 23.5%→7일 14.8%→8일 3.9% 등 들쭉날쭉한 양상이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누적 양성률은 20.0%(1823명 중 365명 양성)로 5명 중 1명이 확진됐다.
질병청은 올해에도 코로나19의 산발적 유행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이 오는 3월 중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돼 중국발 유행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국내 유행 규모는 점차 줄어들어 안정화 추세로 진입할 것이라는 게 질병청의 판단이다.
만약 확연하게 특성이 달라진 변이가 나온다면 엔데믹 전환은 또다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백신과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은 오미크론에 맞춰져 있는 만큼 새 변이 앞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변이가 출현한다고 전반적인 엔데믹 흐름을 뒤집을 정도로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엔데믹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유행 규모는 줄어도 지역 사회에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의료체계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엔데믹 체계에서 한동안 상당 규모의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행 내내 늘 부족했던 감염병 전담 의료인력을 늘리고 감염병 대응에 적절한 병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위기 상황 해제를 선언할 경우 국내에서도 감염병 위기 단계 및 검역 등 방역 조치 조정에 대한 논의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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